일본 엔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 영향으로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170억달러 가량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딸린 한국경제연구원이 17일 발표한 ‘초엔저가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동기 대비 엔-달러 환율 상승률은 올해 1분기 9.8%, 2분기 18.5%, 3분기 25.5%로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1∼3분기 평균으로는 17.9% 올랐다. 통상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해당 통화의 가치 하락으로 수출 상품의 상대 가격이 낮아져 경쟁력을 갖게 된다.
한경연이 2005년 1분기부터 2022년 3분기까지 분기별 자료를 바탕으로 실증분석한 결과, 엔-달러 환율이 1%포인트 상승(엔화 가치 1%포인트 하락)할 때마다 한국의 수출가격은 0.41%포인트 하락하고 수출물량은 0.20%포인트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출금액 증가율은 0.61%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1~3분기 원-달러 환율 상승률은 평균 12.05%로, 엔화에 견줘 5.86%포인트 낮았다. 이를 감안해 올해 들어 9월까지 한국의 수출 감소액을 추산하면 168억달러에 이른다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이는 우리나라 1∼9월 누계 무역적자 288억9천만달러의 58.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경연은 “일본은 우리나라와 수출경합도(수출구조의 유사성)가 가장 높아 초엔저 현상이 무역수지를 악화하는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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