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기계 ‘맑음’, 반도체·자동차·철강 ‘구름 많음’, 석유화학 ‘흐림’.
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23년 경제·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업종별 전문가들이 내놓은 국내 주력산업의 내년 기상도다.
반도체(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위원) 전망은 혼조세다. 메모리 반도체는 피시 등 소비자용 시장 수요 부진 여파로 가격이 급락 중인데, 서버 수요 역시 약세로 전환돼 올해 4분기부터 강도 높은 재고 조정이 예상된다. 그 영향으로 내년 디(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급업체들은 보수적으로 설비투자를 집행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는 내년 2분기에, 디램은 내년 하반기에 각각 업황이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김준성 메리츠증권 수석연구원) 산업은 최근 2년간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및 누적 대기 수요로 낮은 재고를 유지하는 수혜를 봤다. 하지만 내년에는 자동차 생산은 정상화하는데 소비 위축으로 수요는 하향 정체가 예상돼 손익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은 전기차 1위 업체 테슬라가 자율주행시스템(HW 4.0)을 도입하고 새로운 인공지능 개발을 예고하는 등 기술 진화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 산업은 국내 자동차 생산 증가와 선박 건조 확대로 수요 호조가 기대된다. 반면, 주택 거래 위축 및 경기침체 우려로 건설·가전 수요는 부진할 전망이다. 내년 국내 철강 수요는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글로벌 철강 수요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대체로 부진했지만, 내년에는 중국의 인프라 프로젝트 증가 및 부동산 시장의 완만한 회복에 힘입어 소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석유화학(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 산업의 내년 전망은 매우 흐리다. 내년에도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가 부담이 높은 가운데 금리 상승에 따른 수요 위축, 여기에 중국의 공급 증가가 겹치며 3중고를 겪을 전망이다.
조선업(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신규 발주 물량 가격(신조선가)이 상승하며 내년 2분기까지의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카타르 엘엔지 운반선 잔여 물량과 모잠비크 프로젝트 물량이 대기 중이다. 내년 3분기부터는 글로벌 에너지 수요 회복 및 중국 정유공장 가동률 상승 영향으로 액체 화물을 적재·운송하는 선박(탱커) 발주도 재개될 전망이다.
기계 업종은 우크라이나 전쟁발 군비 증강 기조에 따른 방위산업 및 전력기기 수주의 확대가 기대된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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