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의 여성 사외이사는 꽤 늘었지만 사내이사의 여성 비중은 정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올해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53곳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 상반기 기준 등기임원 2506명 중 여성은 221명으로 8.8%를 차지했다. 여성 등기임원 비율은 2년 전 3.9%(2464명 중 95명)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
여성 등기임원은 주로 사외이사에서 증가했고, 사내이사 여성 비중은 정체했다. 사외이사의 여성 비중은 2020년 상반기 5.6%(1159명 중 65명)에서 올해 상반기 14.8%(1306명 중 193명)로 9.2%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사내이사 1200명 중 여성은 28명(2.3%)으로 2년 전(1305명 중 30명·2.3%)과 비교할 때 거의 변화가 없었다. 지난 8월 새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면서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이사 전원을 특정 성으로만 구성할 수 없게 됐다.
여성 사외이사 이력을 보면, 학계가 94명(4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관료 18%(34명), 재계 17%(33명), 변호사 10%(19명), 회계사 4%(8명), 언론 2%(4명) 순이었다. 남성 사외이사는 관료(36%), 학계(34%), 재계(18%), 변호사(4%), 세무회계(3%) 순으로 많았다. 관료 출신 사외이사의 72%는 판사·검사 등 법조인 출신이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등기임원 내 여성 이사 비중이 늘긴 했지만, 이사회의 다양성 확보를 통해 의사결정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자는 법의 본질적 목적에 부합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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