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 금융 현안 긴급 점검에 나섰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살펴봐야 할 현안이 있는지 점검해 21일까지 보고하라고 간부들에게 지시했다. 판교 전산센터 화재로 카카오 금융 계열사에 직접적인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오는 24일 금융위·금융감독원의 종합국감을 앞두고 문제점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조처다.
앞서 금감원도 지난 17일 판교 전산센터 화재 당시 금융 계열사 비상대응에 문제는 없었는지 전방위적인 점검에 착수한 바 있다.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금융회사나 전자금융업자는 금융기반 시설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비해 비상 대응 계획을 수립해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금감원은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증권 등 금융계열사들로부터 비상대응 매뉴얼이나 시나리오, 시간대별 대응조처 등을 제출받아 대대적으로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카카오뿐 아니라 은행권에서 지난 6년여 발생한 전자금융사고가 421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인터넷뱅크 중 가장 많은 52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무소속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2022년 7월 국내 13개 은행에서 발생한 전자금융사고는 모두 421건에 달했다. 우리은행·신한은행·에스시(SC)제일은행·하나은행·국민은행·씨티은행과 같은 시중은행 6곳의 사고 발생 건수는 247건(58.6%)으로 집계됐다. 인터넷 은행(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은 105건으로 그 뒤를 따랐다. 카카오뱅크(52회), 케이뱅크(37회), 토스(16회) 순이다. 전자금융사고는 프로그램 오류, 시스템·설비 장애, 인적재해, 정보기술(IT) 사고 등 다수가 프로그램 오류와 시스템 문제다.
전체 사고 중 24시간 이내 서비스가 복구된 경우가 대부분(393건·93.3%)이었다. 24시간을 넘긴 사고 28건 중 20건은 시중은행에서 발생했는데, 우리은행이 12건으로 가장 많았다. 카카오뱅크는 2020년 ‘후불 교통카드 기능 불가’ 사고를 복구하는 데 16일이 걸렸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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