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들이 금리인상 기조에도 은행권 대출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채무 부담 능력은 1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17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8월23~9월5일)한 결과, 64.1%가 1순위 자금조달 수단으로 ‘은행·증권사 차입’(64.1%)을 꼽았다고 17일 밝혔다. 이어 내부 유보자금(23.9%), 주식·채권 발행(7.1%), 정부지원금(3.1%), 사금융 차입(1.0%), 기타(0.8%) 순이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금융권 대출은 더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이전보다 늘어난 자금조달 수단(복수응답)을 물었더니 가장 많은 64.4%가 은행·증권사 차입을 꼽았다. 이어 내부 유보자금 활용(32.2%), 정부지원금(17.0%), 주식·채권 발행(3.3%), 사금융 차입(3.0%) 순이었다.
대한상의는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회사채 발행 여건이 크게 악화하면서 금리인상 부담에도 기업들의 금융권 대출 의존도는 더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만기 3년 회사채(BBB-) 금리는 10월 초 기준 11.1%에 달했다.
제조 기업들의 부채 부담 능력은 1년 새 크게 나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상의·한국평가데이터가 897개 제조업 상장회사의 분기별 현금흐름보상비율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2분기 현금흐름보상비율은 45.6%로 지난해 2분기(81.2%)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현금흐름보상비율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수입으로 단기차입금과 이자를 어느 정도 부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기업들의 영업활동 현금유입은 지난해 2분기 48조9천억원에서 올해 2분기 31조2천억원으로 36.2% 감소한 반면, 단기차입금은 60조8천억원에서 71조4천억원으로 17.4% 증가했다.
응답 기업들은 자금 운용상 어려움을 겪는 요인(복수응답)으로, 매출 부진에 따른 현금흐름 제한(63.7%), 생산비용 증가(57.5%), 고금리 부담(43.6%) 등을 주로 꼽았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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