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열리고 있다. 주상영 위원(왼쪽 앞에서 두번째)과 신성환 위원(오른쪽 앞에서 첫번째)이 소수의견을 제출했다. 한은 제공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융통화위원(총 7명) 중 두명이 ‘소수의견’을 내 이목을 끈다. 지난해 8월 이후 가파르고 큰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영향이 이제 본격화하면서 소수의견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향후 금통위에서 이견과 논쟁이 더 자주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총재는 “주상영·신성환 두 금통위원이 0.25%포인트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소수의견을 냈다”며, 11월 금통위에서의 또한번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어느 방향으로 말하기 어렵다. 이번에도 금통위원 간 의견이 갈려 많은 토론을 통해 0.50%포인트 인상을 결정했고, 전반적인 의견은 워낙 불확실성이 심하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연 3.0%에 이르면서 이제 통화정책에 따른 경기 상충효과(성장 둔화)가 본격화하자 소수의견이 늘어나면서, 11월 빅스텝 가능성은 모호한 영역으로 빠져들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해 8월 이후 한은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주 위원은 이날 전까지 세번(지난해 8월·11월, 올해 1월) 소수의견(금리 동결)을 제출한 바 있다. 이번에는 주 위원과 함께 신 위원도 소폭 인상(0.25%)이라는 소수의견을 냈다. 금통위는 2000년부터 ‘소수의견 표명 위원’을 실명으로 밝히고 있다. 이날 소수의견 내용은 11월1일 공개(의사록)될 예정이다. 한은 안팎에서는 소수의견을 낸 두 위원 중 한명은 큰폭의 빅스텝이 저소득 취약가계의 이자와 고용 그리고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주로 고려했고, 다른 한명은 우리 경제의 총생산 등 경제성장 둔화를 주로 우려하며 ‘소폭 인상’ 의견을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주 위원은 문재인 정부때, 신 위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각각 금통위원에 임명됐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