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에 따라 가계의 주식 취득과 대출이 줄고 저축성 예금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 대출은 늘어나고 정부지출은 확대됐다. 국내 여유자금 규모가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중 국내부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8조5천억원이었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14조원)보다 크게 줄었다. 순자금운용은 금융자산 거래액(자금 운용)에서 금융부채 거래액(자금 조달)을 뺀 값이다. 여유자금이 얼만큼 변동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다.
먼저 비금융법인의 순자금운용 규모가 크게 줄었다. 비금융법인의 순자금운용은 -46조9천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19조4천억원)보다 마이너스 폭이 커졌다. 한은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운전자금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단기 대출금이 2조3천억원에서 26조6천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회사채 발행 시장의 여건이 나빠지자 기업들이 은행 대출로 눈을 돌린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가계(비영리단체 포함)의 순자금운용은 확대됐다. 지난해 2분기 24조5천억원에서 올해 2분기 39조원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소비가 늘었으나, 이전소득을 비롯한 가계소득이 더 크게 증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리가 뛰면서 대출금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자금 운용의 구성을 보면, 가계의 장기 저축성예금과 채권 운용이 확대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장기 저축성예금은 1천억원에서 17조5천억원으로, 채권은 -5조4천억원에서 5천억원으로 늘었다. 주식은 24조8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1조9천억원)보다는 줄었으나, 올해 1분기(16조원)에 비해서는 늘었다.
일반정부는 순운용에서 순조달로 전환했다. 일반정부의 순자금운용은 지난해 2분기 6조원에서 올해 2분기 -15조원으로 감소했다. 방역 조치와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정부지출이 확대된 영향이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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