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경공격 전투기(FA-50).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국내 방위산업 수출(수주 기준)은 연간 20억~30억달러 수준에 머물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인 72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주요 수출 사업 재개에다 국제 안보환경 변화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무기 수출 급증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지난해의 두배를 넘어 200억달러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3일 ‘방산 수출지원 제도 분석’ 보고서를 통해 “연초 목표로 잡혔던 방산 수출 150억달러 달성은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올해 2월 이집트(K-9 자주포, 2조원), 7월 폴란드(K-2 전차·장갑차·FA-50 경공격기, 10조원 이상)와 맺은 수출 계약 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연구원은 현재 추진 중인 주요 방산수출사업 계약 건이 성사될 경우 2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추진 중인 주요 무기 수출 건은 호주 레드백 장갑차(50억~75억달러), 말레이시아 FA-50 경공격기(7억달러), 노르웨이 K-2 전차(17억달러), 이집트 K-2 전차·FA-50 경공격기(40억~55억달러), 콜롬비아 FA-50 경공격기(10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 천궁-2·호위함·복합대공화기 ‘비호복합’(60억달러 이상)이다.
수주 기준 국내 방산 수출은 2008년 10억달러를 넘어선 뒤 2011~2020년 동안 연간 20억~30억달러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권역별로는 아시아·북미 중심에서 최근에는 중동, 유럽, 중남미, 오세아니아, 아프리카로 넓어지고 있다. 품목별로도 탄약·함정 중심에서 기동·화력·항공·함정·유도무기까지 다양화·첨단화하고 있다고 산업연구원은 평가했다.
최근 5년(2017~2021년) 한국의 방산 수출은 과거 5년(2012~2016년)에 견줘 177% 증가해 세계 최고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어 프랑스 59%, 이탈리아 16%, 미국 14%, 스페인 10% 순이었다. 수출 급증세로 한국은 세계 8위 방산 수출국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중국·독일·이탈리아·영국을 넘어 방산 수출 4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산업연구원은 내다보고 있다. 무기 수출 선두권은 미국, 러시아, 프랑스이다.
한국의 무기 수출 호조는 글로벌 안보환경 변화에 따른 방위산업 성장세에 바탕을 두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업연구원이 작성한 자료를 보면, 글로벌 국방예산은 2015년부터 전년 대비 지속 증가해 지난해(2조70억달러)에는 2조달러를 넘어섰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2%, 총 정부 예산의 6.0%, 1인당 268달러에 이르는 수준이다. 미·중 전략경쟁 심화와 국지적 분쟁 지속,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군비 경쟁 가속화를 반영한다. 국방예산 증가세에 따라 방위산업 생산도 늘어 2020년 기준 글로벌 100대 방산기업 생산액은 2015년보다 17% 증가한 5310억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방위산업 성장과 달리 방산 수출 시장 규모는 과거 5년(2012~2016년)에 견줘 최근 5년(2017~2021년)에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방산 수출이 예전처럼 완제품을 수출하는 형태에서 현지 생산 중심으로 변하면서 절대 규모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산업연구원은 풀이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