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시설.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경기가 싸늘하다. 전망도 어둡다. 반도체 부문은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최대 수출 상대국인 중국의 경기 부진과 맞물려 국내 경제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악재로 여겨진다.
산업연구원이 25일 내놓은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 조사 결과’를 보면, 반도체 업종의 10월 업황 전망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는 26으로 나타났다. 전달(35)보다 9포인트 떨어진 것이며, 주요 10개 업종 가운데 가장 낮다. 반도체를 포함한 제조업 전체 업황 전망지수는 91로 전달보다 7포인트 올라 약간 개선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에프앤가이드·매트릭스에 의뢰해 국내 주요 업종별 전문가 169명을 대상으로 이달 13~19일 수요 여건(국내 시장 판매·수출), 공급 여건(생산 수준, 재고 수준, 투자액), 수익 여건(채산성, 제품 단가)을 물어 집계 분석한 것이다. 지수(0~200)가 0에 가까울수록 전월 대비 감소(악화) 의견이 많다는 뜻이다.
반도체와 함께 자동차·조선업의 전망지수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110)는 기준점(100)을 넘긴 했지만 전달(130)보다는 20포인트나 하락했다. 조선업 전망지수는 11포인트 떨어진 74로 나타났다. 10월 전망지수 조사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 업종은 철강으로 117이었다. 전달보다 9포인트 올랐다. 이어 바이오·헬스 110(+5), 전자 100(+21), 기계 100(+27) 업종 순이었다. 전자 업종 중 휴대폰 분야는 115(+23), 가전 분야는 75(+19)로 조사됐다.
산업연구원은 “10월 업황 전망지수는 91을 기록하면서 부정적 전망 우려가 여전히 많으나, 전월 대비 기준으로는 추가 상승세를 나타냈다”며 “내수(91)와 수출(94)이 전월보다 소폭 하락하고, 생산이 기준선(100)을 회복한 반면, 투자액(90)과 채산성(88)은 여전히 100을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종은 9월 업황 현황 지수 조사에서도 가장 낮게 나타나 48을 기록했다. 그나마 전달(30)보다는 18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디스플레이(59), 섬유(74), 철강(75), 화학(82) 업종의 현황 지수도 낮은 편이었다. 업황 현황 지수에서 기준점을 웃돈 경우는 자동차(116)와 바이오·헬스(114)뿐이었다. 제조업 전체 현황 지수는 87로 전달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내수(89)와 수출(95) 부문의 현황 지수는 전월과 마찬가지로 100을 밑돌았지만 석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고, 생산(97)은 두 달 연속 올랐다. 재고 수준(110)은 3개월 연속 100을 웃돈 반면, 투자액(88)은 4개월 연속 100을 밑돌고 채산성(87) 역시 기준점 아래였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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