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날 만남은 윤 대통령이 해당 회의에 갑작스레 참석하면서 이뤄졌고, 윤 대통령이 이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애초 예정됐던 한-미 스타트업 서밋·케이(K) 브랜드 엑스포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중소벤처기업부가 22일 이른 아침 기자단에 문자 공지를 띄웠다. ‘오늘 새벽에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 중 일부를 수정해 다시 배포한다’는 내용이었다. 나중에 확인된 바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행사 불참 때문이었다. 중기부는 행사 직전에야 불참 통보를 받은 것으로 파악돼 의구심이 일고 있다.
중기부는 이 날 새벽 1시께 ‘한-미 공동펀드 결성 협약 및 글로벌 기업과 좌담회 진행’, ‘K브랜드 엑스포 in NYC 개최’, ‘K MINICON 및 판촉전 2022 in NYC’ 등 세 건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중기부는 20~21일(현지시각) 이틀 동안 미국 뉴욕 ‘피어(Pier) 17’에서 ‘한-미 스타트업 서밋’을 개최한 터였다. 중기부는 이 가운데 앞의 두 건 자료를 수정해 아침 8시께 다시 발송했다.
중기부 수정 보도자료 중 바뀐 대목은 윤 대통령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한-미 공동펀드 결성 관련 애초 자료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본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이 자리에는 이영 중기부 장관, 바티아 구글 부사장(VP), 로젠버그 오라클 수석부사장(SVP),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카비르 미스라 알피에스 벤처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애초 일정상 윤 대통령은 ‘대기업(네이버클라우드·현대차·구글)-스타트업 공동관’도 돌아보기로 돼 있었다. 수정 자료에서는 이 대목이 몽땅 빠졌다.
이번 서밋 행사는 양국의 스타트업을 공동 육성하자는 취지로 열렸다. 21일 행사에는 미국의 글로벌 기업, 벤처캐피털, 스타트업과 한국의 글로벌 기업, 스타트업이 한자리에 모여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공동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상호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 한국벤처투자와 미국의 벤처캐피털 3곳이 총 2억1500만달러(3천억원) 규모의 공동펀드를 조성해 국내 신생기업(K-스타트업)의 투자와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중기부로선 야심 찬 기획이었고 나름의 성과를 거뒀지만,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불참으로 모양새를 구겼다.
윤 대통령은 ‘K-브랜드 엑스포’ 행사에도 참석해 수출 중소기업들을 격려할 예정이었다가 돌연 취소했다. 이 행사 또한 20~21일 미국 뉴욕 피어 17에서 중기부 주최로 열렸으며, 대기업의 홍보 채널을 활용해 국내 우수 제품을 알리기 위한 상생 프로그램이었다. 이는 중기부와 롯데홈쇼핑을 비롯한 롯데 유통 6개사가 해외 바이어 발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120개사를 해외 유통업체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지원해주는 내용이다.
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불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을 위해 예정에 없던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기부 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는 통보는 행사 직전에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현지 중기부 행사는 21일 오후 4~6시로 잡혀 있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