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들머리 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한국 경제의 대외건전성이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 중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등 위험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단기 외채 증가세, 자본 유출입 변동성 확대 우려는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고 ‘대외건전성 점검 및 향후 대응방안’ 안건을 논의했다. 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 중이지만, 올해 들어 통화 절상률은 -10.0%로 일본 엔화(-14.9%), 유럽 유로화(-10.6%) 등 다른 통화에 견줘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4386억달러로, 코로나19 대유행 전인 2020년 2월보다 294억달러 많다고 밝혔다. 전년 말 대비 보유액 감소율도 6월 말 기준 -5.4%로, 스위스(-13.3%), 러시아(-7.4%), 인도(-7.0%) 등보다 작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올해 들어 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단기외채가 증가했지만, 국내은행 외화 유동성 상황을 고려할 때 외채 상환 능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위기상황 아래에서 30일간 예상되는 순외화유출액 대비 즉시 현금화 가능한 고유동성 외화자산의 비율을 뜻하는 국내은행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이 6월 기준 122.8%로 규제비율(80%)을 크게 뛰어넘고 있다는 것이다.
선진국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환율과 외환보유액, 외채 등 대외 지표가 악화됐지만 과거 추이와 다른 나라 상황을 고려하면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는 것이 정부의 진단이다. 주요 투자은행(IB)과 국제신용평가사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국의 대외건전성이 견조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정부는 밝혔다. 정부는 공공기관 장기 외화채 발행 유도, 선물환 포지션 등 거시건전성제도의 탄력 운용 등을 통해 단기외채 증가세와 자본 유출입 변동성 확대 우려 등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무역수지 역시 에너지 수입 급증으로 적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대외거래를 포괄하는 경상수지는 흑자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입에서 원유·석탄·가스 수입과 석유제품 수출 등 에너지 요인을 제외한 무역수지는 최근까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정부는 강조했다. 정부는 하반기 흐름에 불확실성이 있지만, 상반기까지 248억달러 흑자를 낸 것을 감안할 때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봤다.
정부는 이달 중 수출기업 규제 개선과 업종별 지원 내용을 담은 종합 수출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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