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에서도 금리 인상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예비 청약자 10명 중 4명이 ‘이자 부담’을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았다. 전국의 청약 경쟁률이 1년 새 절반 정도로 떨어지는 등 분양시장에서도 금리 인상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직방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의 직방 앱 이용자들을 설문한 결과, 올 하반기(7∼12월) 아파트 청약 계획이 있는 988명 중 39.1%(386명)는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를 청약하는 데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꼽았다. 최근 중도금대출과 입주 후 잔금대출 등의 금리가 뛰면서,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분양가 마련 걱정을 하는 수요자들이 많은 것이다. ‘낮은 청약 가점으로 인한 낮은 당첨 확률’(35.4%), ‘분양가 상한제 개편 따른 분양가 인상 우려’(12.9%), ‘관심 지역의 분양 물량 부족’(6.1%)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금리인상·분양가 상한제 개편 등의 변수에 예비 청약자들 상당수는 청약 대상 단지 등을 바꿀 계획이다. 응답자의 38.9%는 ‘공공분양·임대 등으로 청약 유형 변경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청약 지역을 바꾸겠다’, ‘청약 면적을 좁히겠다’는 응답도 각각 12.0%, 11.3% 나왔다. ‘당초 계획대로 하반기에 청약하겠다’는 응답은 24.5%에 그쳤다.
수요자들의 ‘신중 기류’는 최근 청약 경쟁률 등에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1∼7월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1.7대 1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8대 1보다 크게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서울 민간분양 아파트 중 미분양 주택은 6월 기준 719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65채)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직방은 보도자료에서 “경기 불황, 금리 인상,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택 수요자의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청약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미분양 사업장이 늘고, 평균 청약경쟁률과 청약 가점이 낮아지는 중”이라며 “예비 청약자들은 자금 여력을 꼼꼼하게 따져 (가용자금에 비해) 무리하게 청약하지 않을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