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우치 가즈히로 ‘그린밸리’ 사무국장이 7월29일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결과에만 주목하지 말고, 가미야마 마을이 그동안 지역재생을 위해 어떻게 해왔는지 그 과정을 봐주셨으면 한다.” 불과 7년 전만 해도 지역소멸 마을로 분류됐던 가미야마를 2030세대가 귀촌하는 ‘핫플레이스’로 만든 비결을 묻는 질문에 다케우치 가즈히로 ‘그린밸리’ 사무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가미야마의 현재 모습만 봐서는 교훈을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재생 프로젝트는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시작했지만, 이를 발전시킨 것은 2030세대다. 미래 세대가 중심이 돼서 긴 안목을 갖고 일을 추진하니까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04년 비영리법인 ‘그린밸리’를 설립해 마을 살리기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한 주민들은 6070세대다. 이들은 현재 2선으로 물러났고, 귀촌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케우치 국장도 대도시인 고베에서 살다가 2016년 이곳으로 이주한 귀촌인이다. 인터뷰는 7월29일 화상으로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가미야마의 마을 살리기 과정은 어땠나?
“처음에는 예술가들을 초빙해 주민들과 어울리면서 작품활동을 하는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시작한 사업이었다. 그다음에는 마을에 일자리를 갖고 들어오는 기업을 유치했는데 벤처기업이 많이 들어오면서 음식점 등 서비스업도 활성화됐다. 지금은 미래 세대를 교육하는 ‘마루고토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이 사업이 가미야마를 어떻게 바꿀지 기대가 크다.” 그린밸리는 2010년부터 이주 희망자들이 ‘6개월 살기’를 통해 마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체류형 직업훈련소를 운영했다. 2017년까지 105명이 이곳을 졸업했고 이 중 40%가 마을에 정착했다. 가미야마주쿠는 2030세대를 유인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마루고토기술전문학교는 어떻게 설립하게 됐나?
“이곳에 처음으로 위성사무실을 연 ‘산산’의 데라다 지카히로 대표가 제안했다. 미국의 스탠퍼드대학을 모델로 삼아 미래 세대를 교육하는 학교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10년 동안 준비 과정을 거쳐 내년에 문을 여는데, 기부금이 의외로 많이 걷혀서 깜짝 놀랐다. 전교생 200명을 전원 무상으로 교육하려면 150억원이 필요한데, 기부금을 내겠다는 분들이 많아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 같다.”
―가미야마에 견학 온 사람들에게 강조하는 게 있다면?
“마을 살리기는 마을에 뭔가 기여를 해야겠다는 의무감에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재미있어서 해야 한다. 그래야 실망하지 않고 오래 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앞으로 마을의 주역이 될 젊은 세대가 중심이 돼야 한다.”
이춘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