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주최하는 ‘2022 전경련 CEO 제주하계포럼’이 2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3박4일 일정으로 개막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3년만에 열리는 이번 포럼은 ‘새로운 미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을 주제로 기업인 5백여명이 참석했다.
‘대전환 시대의 대한민국’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감염병, 인구변화, 인공지능을 대전환의 3대 추진 동력으로 제시했다. 그는 “전세계가 기술패권을 두고 무한경쟁에 돌입했다”며 “글로벌 패러다임이 지정학에서 기술 중심의 기정학(技政學)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동안 지정학적 관점에서는 미·일·중·러 등 강대국 사이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였던 한국이 기정학 시대에는 전략기술 확보를 통해 국제무대를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1대 국가 필수 전략기술로 인공지능, 6세대(6G) 이동통신, 첨단바이오, 첨단로봇·제조, 양자, 우주·항공, 사이버보안,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수소, 원자력 등을 꼽았다.
이 총장은 “제조 역량과 기술을 보유한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 체제를 기존 군사동맹에서 첨단기술·공급망 등 경제·기술 분야로 확대해나간다면, 신기술 주도권 확보와 안정적 공급망 구축은 물론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가 전략기술 개발 외에도 격차·갈등 해소, 전통산업 디지털화, 인구감소 대응책, 인공지능 시대 대응 등을 대전환 시대 미래 전략으로 제시했다.
앞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코로나 장기화로 우리 일상은 물론 기업 활동도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며 “한계 상황을 뛰어넘는 초월이 곧 혁신이자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기술혁신이 숨가쁘게 일어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정부 주도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며 “성장, 투자, 일자리 창출은 기업에 맡기고, 정부는 민간이 혁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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