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5개월째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까지 오름세를 유지하던 강남4구(강남·강동·서초·송파구) 시세도 꺾였다. 가파른 금리인상의 여파가 서울 주택시장에 본격적으로 나타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월간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0.08% 내렸다. 지난 5월(-0.01%)에 비해 변동폭이 커졌다. 서울 매매지수는 지난 1월 보합세를 보인 이후 2월부터 5개월째 내림세다. 서울 아파트값이 5개월 연속 하락한 건 지난 2019년 상반기 이후 3년여 만이다.
지역별로는 지난달 한강 이북 14개구가 0.12% 내려 한강 이남 11개구(-0.04%)보다 하락폭이 컸다. 노원(-0.21%)·성북(-0.17%)·서대문(-0.17%)·은평(-0.16%)구 등이 전체적인 내림세를 이끌었다. 강남4구는 지난 2월 이후 4개월 만에 0.02% 하락했다. 서초·강남구는 각각 0.09%, 0.01% 오른 반면, 강동·송파구는 0.10%, 0.08%씩 빠졌다.
면적별로는 소형 아파트의 시세 하락이 두드러졌다. 40㎡ 이하와 40∼60㎡가 각각 0.19%, 0.12% 떨어졌다. 이른바 ‘국민주택형’인 60∼85㎡ 역시 0.08% 하락했다. 102㎡ 이상 대형 타입은 보합세를 보였다.
전세금 역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0.04% 떨어져 2월부터 5개월 연속 내렸다. 양천(-0.25%)·강북(-0.14%)·서대문(-0.14%)·종로(-0.13%)구 순서로 하락폭이 컸다.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시장의 거래절벽이 시세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5월까지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가 한시 유예된 데 따라, 외곽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원은 “수도권의 매물이 누적되고 매수세가 감소했다. 전세 역시 기존의 높은 전세가와 금리 인상으로 전세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신규 입주물량 등으로 매물이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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