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에 붙은 매매 및 전세가격표 모습. 연합뉴스
전국 주택시장이 숨고르기 장세에 들어간 가운데, 올해 생애 최초 부동산 구입자 수가 13년 새 가장 적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가 오르며 젊은층의 내집마련 문턱이 높아진 데다, 집값 상승 전망도 줄면서 수요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12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을 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국에서 생애 처음 부동산을 매입해 등기를 신청한 사람의 수는 23만1876명으로 관련 통계가 처음 집계된 지난 2010년 이후 반기 기준 가장 적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37만5957명)에 비하면 38.4%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 활황기 이전인 지난 2014년 상반기(29만8377명) 등에 견줘서도 적은 숫자다. 이 통계는 내집마련 등 실수요자의 부동산 매입 규모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생애 첫 매수자 수가 줄어든 데는 20, 30대의 부동산 구입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올 상반기 처음으로 부동산을 산 만 19∼39살 인구는 11만5888명으로 지난해 상반기(19만7767명)에 비해 41.4% 줄었다. 전체 생애 첫 매수자 중 이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이 기간 52.6%에서 50.0%로 감소했다.
이는 부동산 시세가 한동안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무주택 실수요자들도 내집마련 계획을 미루고 전·월세 등으로 눌러앉는 것이다. 대출금리 인상으로 목돈이 비교적 부족한 20, 30대 젊은층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점도 이들의 부동산 수요가 줄어든 요인으로 풀이된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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