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엔지(LNG)에서 뽑아낸 기체 상태의 수소를 냉동 액화시켜 저장·운송하고 수소 선박이나 드론에 활용하는 실증 사업이 오는 13일 시작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강원도는 ‘강원 액화수소산업 규제자유특구’에서 ‘액화수소 저장제품 제작 및 액화수소 저장·운송 실증’에 착수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실증 사업은 액화수소 생산, 저장, 운송, 활용 등 산업 전주기의 상용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액화수소 분야에서 이뤄지는 실증 사업으로는 국내 첫 사례라고 중기부는 설명했다.
실증 사업은 본격 사업화·상업화에 앞서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다. 중기부는 충남 지역에서도 규제 특례를 받아 액화수소 실증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효성·두산·에스케이(SK)그룹이 산업통상자원부 샌드박스(규제특례) 절차에 따른 액화수소 실증 사업을 준비 중이다. 중기부는 ‘지역’ 단위로, 산업부는 ‘기업’ 기반으로 규제특례 실증 사업을 벌이고 있다.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등 현행법상 액화수소의 생산, 저장 등 관련 법령 및 기준이 없어 국내에선 액화수소 제품을 개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중기부는 “우리나라는 수소경제 초기 단계로 아직 기체수소가 많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대량의 수소 수요가 생겨날 때 기체수소에 비해 저장 및 운송 효율이 높은 액체수소의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액체수소는 기체수소에 견줘 부피가 800분의 1로 줄어 대용량 저장이 가능하며 200bar 고압 저장 튜브 트레일러 대비 10배 정도 운송 효율이 높다고 한다.
이번에 착수하는 실증은 ‘액화수소 용기 및 저장탱크 제작’과 ‘액화수소 저장·운송’으로 액화수소를 담을 수 있는 용기, 탱크, 탱크로리를 제작하고 운송하는 내용이다. 액화수소의 극저온(영하 253°C) 상태를 견딜 수 있도록 티타늄 및 기타 금속을 사용해 드론용과 중·대용량 용기, 탱크, 탱크로리를 제작하고 액화수소의 저장 및 운송을 할 수 있도록 단열, 수소취성(부식), 증발가스(BOG) 기준에 대한 안전성을 검증하는 일이다. 현대로템, 하이리움산업 등 22개사가 참여해 11월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중기부는 “이번 실증 착수에 이어 앞으로 다른 세부 사업인 액화수소 생산, 충전소 제작, 모빌리티(선박 및 드론) 제작·운항에 대해서도 관계기관과 협의를 벌여 자체 안전 기준을 마련한 뒤 연내 실증 착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수소 관련 규제 소관부처와 협의해 액화수소 관련 법규를 마련하고 액화수소 상용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권혜린 중기부 규제자유특구단장은 “그 동안 신산업·신기술 분야인 액화수소에 대한 기준이 없어 해당 분야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제약을 받았는데, 이번 실증 착수로 액화수소 산업이 한 단계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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