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기업들이 바라보는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영남과 호남 지역의 기대감 수준은 큰 편차를 보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389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6월13~24일 실시한 ‘민선 8기 지방자치단체에 바라는 기업의견 조사’를 7일 보면, ‘지방정부가 새롭게 출범해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기대한다’는 답변은 40.2%, ‘기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59.8%로 나타났다.

‘기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복수응답)로 ‘원자재가 상승 지속’(79.7%)을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는 ‘구인난 지속’(38.2%), ‘주요 수출시장 경기부진’(20.9%), ‘지역 주력산업 약화’(16.3%), ‘투자 가로막는 규제’(12.4%) 순이었다. ‘기대한다’고 답한 기업들은 ‘새정부 규제개선 정책’(58.3%), ‘지방선거 이후 국정안정’(34.2%), ‘중앙정부의 재정지원 기대’(28.7%), ‘기회발전특구 등 지역육성 정책’(21.2%) 등을 이유로 꼽았다.

지역별로 보면, 영남권과 호남권의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큰 편차를 보였다. 강원(59.1%)이 ‘기대한다’는 응답이 과반을 넘으며 기대감이 가장 높았고, 이어 대구(49.4%), 경북(48.7%), 제주(47.7%), 경남(46.4%) 등의 순으로 높은 편이었다. 반면, 광주가 가장 낮은 25.0%에 그쳤고, 이어 전남(28.3%), 전북(33.9%), 인천(34.3%) 등의 순으로 기대감이 낮게 조사됐다.

지역 기업들은 새 지방정부가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과제(복수응답)로 ‘입지·환경·시설 등의 규제 해소’(50.3%)와 ‘지역 특화산업 육성’(36.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기업투자 유치’(29.4%), ‘인프라 확충’(20.4%), ‘인력양성’(19.8%)이 뒤를 이었다.

새 지방정부가 가장 경계해야 할 사항(복수응답)은 ‘현장을 고려하지 않는 탁상행정’(76.7%)과 ‘일관성 없는 정책 추진’(44.2%)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는 ‘지역 경제주체의 여론수렴 미흡’(29.7%), ‘선심성 예산집행’(29.6%), ‘중앙정부·지방의회와의 갈등’(9.5%) 등을 지양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지역문제는 규제, 인프라, 생활여건, 교육, 일자리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며 “과거 단편적인 지원책에서 벗어나 미래산업 유치를 지역경제의 목표로 삼고 여기에 필요한 모든 사항들을 통합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