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간 무역수지가 147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1일 ‘2022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수출은 작년보다 9.2% 증가한 7039억달러, 수입은 16.8% 증가한 7185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47억달러 적자를 낼 것으로 예측했다. 연간 무역수지 적자는 14년만의 일이다.
보고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봉쇄 조치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수출은 호조세를 보이며 사상 처음 7천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파운드리 수요를 바탕으로 작년보다 10.2% 증가하고, 석유제품(50.5%)과 석유화학(9.6%) 수출도 물량 증가와 단가 상승에 힘입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자동차 역시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과 물류난에도 대당 단가가 높아지며 지난해보다 수출액이 1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선박 수출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수주가 급감해 인도 예정 물량이 크게 준데다, 러시아 수출 예정인 대형 엘엔지 선박 인도가 늦어지면서 작년보다 21.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 수출(-12.2%)도 하반기부터 단가가 일부 하향 조정되면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전반적인 수출 호조에도, 원유 등 주요 원자재값 급등 여파로 올 하반기에도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5월 기준 원유·천연가스·석탄·석유제품 등 4대 에너지원 수입이 총수입의 4분의1 이상(27.6%)을 차지했는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원유 도입 단가는 하반기에도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증산 결정과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유가 하락 가능성을 고려할 때, 하반기 무역수지 적자 폭은 33억달러로 상반기 적자 폭(114억달러)보다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올해 수출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향해 순항하고 있지만 하반기 글로벌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며 “고원자재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출 제조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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