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중국 상하이의 한 지하철역.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상하이 봉쇄 조치를 해제하고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경기 하방 리스크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5일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중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 2월 5.0%에서 지난달 4.3%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특히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리스크가 크다고 한은은 봤다. 최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봉쇄 조치가 풀리고 있지만, 완전한 일상 회복 단계까지 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10월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공산당 대회가 열리는 탓이다. 중국 지도부 입장에서는 코로나19 관리를 통한 사회 안정이 최우선 과제라는 얘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 정부가 최근 내놓은 경기 부양책도 경기 하방 리스크를 크게 줄이지 못할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유럽도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다. 한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한 에너지 수급 차질을 주된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최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처를 발표하자, 러시아는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될 경우 올해 유로 지역 경제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기존 예상치보다 2.5%포인트 낮은 것이다.
반면 미국은 완만한 성장 흐름을 보일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향후 서비스 소비가 개선되고 민간투자도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높은 물가 상승세와 빠른 금리 인상으로 인해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은 커졌다고 봤다.
원유 시장도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미국 등 주요 산유국의 공급은 점차 늘겠지만 러시아산 원유로 인한 리스크가 작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유럽연합이 러시아에서 수입하던 하루 300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공급 차질 문제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주요 기관은 국제유가가 올해 높은 수준을 지속하다가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