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신천동 쌍용건설 본사. 쌍용건설 제공
글로벌세아 그룹이 두바이투자청(ICD)으로부터 쌍용건설 인수를 추진한다. 글로벌세아는 해외건설에 강점이 있는 쌍용건설 인수로 국외 물류기지·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에 시너지를 낸다는 방침이다.
2일 쌍용건설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글로벌세아 그룹은 쌍용건설 최대주주인 두바이투자청에 이 회사 인수를 위한 입찰참여의향서(LOI)를 내고 인수 절차를 시작했다. 글로벌세아는 오는 8월 말까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해 두바이투자청의 쌍용건설 지분 99.95% 전량을 매입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세아는 의류 제조·판매회사인 세아상역을 주축으로 제지회사 태림페이퍼, 신재생에너지 플랜트 전문기업 세아에스티엑스(STX)엔테크 등 10여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4조2500억원의 그룹 매출을 올렸다. 글로벌세아는 미국·중동·중남미 등 국외 10개국에 세운 현지법인과 쌍용건설의 해외건설 역량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물류·생산기지를 확충하고 신재생에너지 플랜트, 도시개발 사업 등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두바이투자청은 지난 2015년 1월 쌍용건설을 인수한지 7년여 만에 회사를 재매각하게 됐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건설·항공 등 인프라 분야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게 건설업계 관측이다.
쌍용건설 쪽은 “1998년 쌍용그룹 해체 이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국부펀드 두바이투자청 등 공기업 성격의 기관을 대주주로 맞으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코로나19 대유행 등 갑작스런 외부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민간 투자자인 글로벌세아가 새 대주주가 된다면 리스크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회사 발전을 위한 직접투자를 늘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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