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SK)·엘지(LG)·지에스(GS)·포스코·현대중공업·신세계 등 주요 그룹들이 26일 일제히 향후 5년 기한의 국내외 투자·고용 계획을 내놨다. 앞서 지난 25일 삼성·현대차·롯데·한화 등이 4~5년치 투자·고용 계획을 내놓자 서둘러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에스케이(SK)그룹은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핵심 성장동력 분야에 5년간 247조원을 투자한다. 에스케이는 “오는 2026년까지 반도체·배터리·바이오 세 분야를 중심으로 24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5만명의 인재를 국내에서 채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분야별 투자 규모는 반도체와 소재 142조2천억원, 전기차 배터리 등 그린 비즈니스 67조4천억원, 디지털 24조9천억원, 바이오 등 기타 12조7천억원 등이다. 전체 투자금의 90%가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핵심 성장동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전체 투자 중 국내 투자는 179조원 규모다. 에스케이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반도체라고 보고, 반도체 및 반도체 소재에 전체 투자 규모의 절반 이상인 14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기차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수소, 풍력,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미래산업에도 67조원을 투자한다.
엘지는 2026년까지 국내에 106조원을 투자하고, 매년 1만명 이상을 직접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글로벌 공급망 대응을 위해 해외 투자를 늘리더라도 총 투자액 가운데 상당 비중을 국내에 투자하기로 했다. 우선 미래성장 분야에 43조원을 투자한다.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분야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엘지화학은 양극재, 분리막, 탄소나노튜브 등 배터리 소재 분야에 2026년까지 1조7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경북 구미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며, 기업 인수합병(M&A)과 조인트벤처(JV)도 검토 중이다. 인공지능(AI)·데이터 분야에는 3조6천억원을, 바이오 분야에 1조5천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엘지는 또 2026년까지 해마다 약 1만명씩 채용하기로 했다. 앞으로 3년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SW), 빅데이터, 친환경 소재, 배터리 등의 연구개발 분야에서만 전체 채용 인원의 10%가 넘는 3천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국내 33조원을 포함해 총 53조원을 투자한다. 투자분야는 그린 철강, 이차전지소재·수소 등 친환경 미래소재, 친환경 인프라, 미래기술 등이다. 철강사업은 친환경 생산체제 전환을 위한 전기로를 신설하고 친환경 설비를 도입한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철강,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 그룹 7대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에스와 두산은 소형모듈형원자로(SMR)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다. 최근 한-미 정상이 ‘원자력 협력’에 합의한 것을 계기로 차세대 원자로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위한 자동화·무인화 기술 개발 등 친환경·디지털 전환에 총 21조원을 투자한다. 연구개발 인력 5천여명을 포함해 1만명을 채용한다.
신세계는 디지털 전환을 통한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과 지속 성장 토대를 갖추기 위해 2026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한다. 오프라인 유통 사업 확대, 온라인 비즈니스 확장, 자산 개발, 신규 사업 등에 투자를 집중한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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