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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바이든도 공들이는 한-미 ‘반도체 동맹’…대만 추격 발판 될까?

등록 2022-05-20 16:08수정 2022-05-20 22:54

한·미 정상 첫 일정 삼성 반도체 공장
미국 중심 반도체 공급망 재편 신호탄
“대만(TSMC) 독식 파운드리 추격할 기회로”
한국을 처음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맨 왼쪽)이 윤석열 대통령(왼쪽 둘째)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왼쪽 셋째)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돌아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국을 처음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맨 왼쪽)이 윤석열 대통령(왼쪽 둘째)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왼쪽 셋째)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돌아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반도체는 ‘경제·기술 동맹’을 강화하겠다는 한-미 정상회담 핵심 의제의 열쇳말이라 할 수 있다. 미-중 경쟁에서 패권을 지키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미국이 가장 공을 들이는 핵심 분야이기도 하다. 두 나라 정상이 20일 오후 첫 공식 일정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나란히 찾은 이유다.

두 정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로 차세대 초미세 공정과 시제품 등을 둘러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입장에선 삼성전자가 텍사스에 추가로 짓기로 한 반도체 공장을 미리 시찰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장 시찰 뒤 공동 연설에서 “반도체는 미래를 책임질 국가안보 자산”이라며 “한-미 관계가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기반한 경제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공급망의 안전성과 신뢰성, 민첩성이 필요한 때”라며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나라들에 의존하지 않는 한-미 간 기술동맹을 발전시키자”고 화답했다.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은 불가피한 선택이며 적극적인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게 반도체 업계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세계 시장의 70%를 차지하지만, 핵심 칩인 시스템 반도체에선 후발 주자다. 시스템 반도체 설계(팹리스)는 인텔·애플·퀄컴·엔비디아 등이 주도하고, 생산(파운드리)은 대만의 티에스엠시(TSMC)가 절대 강자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티에스엠시 53%, 삼성전자 18%다. 부가가치가 높은 10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1㎚는 10억분의 1m)에서는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진다.

삼성전자는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시장점유율 1위를 목표로 3년 전부터 171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지만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애플·인텔 등 미국 업체의 90%는 순수하게 설계대로 반도체를 생산해 납품하는 티에스엠시에 발주한다. 초미세 공정 기술과 생산성(수율) 수준도 중요하지만, 스마트폰·통신기기 등 경쟁 제품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와의 거래를 꺼리는 게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구조적인 한계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미국은 반도체 고객사는 물론 설계와 원천기술, 주요 소재·장비 등 모든 인프라를 갖춘 세계 최대 시장”이라며 “반도체 협력으로 미국 정부의 인센티브와 지원이 이뤄진다면 파운드리 경쟁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해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가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며, 향후 5년간 반도체 분야에 520억달러(약 63조원)를 지원하는 예산안을 내놨다. 미국 정부는 ‘전략 물자’ 반도체의 생산을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대만 업체에 의존하는 현재의 공급망은 경제와 안보에 상당한 위험 요인이라고 본다. 삼성전자 등 티에스엠시의 대항마를 활용해 미국 내에 더 많은 생산기지를 만들어 위험을 분산하고 안정적인 반도체 수급을 확보하는 게 공급망 재편의 주된 목표다. 나아가 인공지능(AI), 항공우주, 전기차, 차세대 통신 등 미래산업의 주도권을 좌우할 첨단 반도체를 중국이 넘볼 수 없는 최종 병기로 만들어 패권 경쟁의 절대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정부의 강력한 ‘반도체 드라이브’ 이후 인텔이 파운드리에 다시 진출해 오하이오·애리조나에 생산라인을 짓기로 했고, 삼성전자는 텍사스에 제2공장을, 티에스엠시는 애리조나 등 6곳에 파운드리 공장을 각각 지을 예정이다.

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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