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가량 늘면서 증가세를 유지했다.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 영향으로 무역수지는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4월 수출액(통관 기준)이 576억9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6%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18개월 연속 증가 추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4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4월 수출액은 2306억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2천억달러를 넘어섰다. 일평균 수출액은 15.0% 늘어난 24억5천만달러에 달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도시 봉쇄 등 글로벌 불안정성이 증대되는 중에도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나갔다”고 말했다.
주요 수출 품목 대부분이 증가세를 유지했다. 특히 반도체(15.8%)·철강(21.1%)·석유제품(68.8%)·컴퓨터(56.4%) 등은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역대 4월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15대 품목 중 자동차 부품(-4.8%)과 선박(-16.6%)만 수출액이 줄었다. 선박은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나라별로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감소 추세로 전환했다. 중국 수출액은 3.4% 줄어든 129억4천만달러에 그쳤다. 산업부는 상하이 봉쇄령으로 중국 내 생산·소비가 모두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했다. 중동과 독립국가연합(CIS)에 대한 수출도 각각 2.7%와 46.5% 감소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러시아(-70.5%)와 우크라이나(-84.9%) 수출액도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미국(26.4%)과 아세안(37.3%), 유럽연합(7.4%) 중남미(17.9%) 등 대부분의 주요 시장 수출액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수입액은 18.6% 늘어난 603억5천만달러에 이르렀다. 산업부는 전세계적으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다 수출 증가에 따라 중간재 수요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3대 에너지원 수입은 배 가까이로 뛰었다. 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은 91.8% 증가한 148억1천만달러였다. 가스 수입은 감소했으나, 원유는 단가 상승 효과가 수요 감소 효과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밀과 옥수수 등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농산물 수입액도 24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 3월(24억5천만달러)에 근접한 수치다.
무역수지는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4월 무역수지는 26억6천만달러 적자로 지난 3월(1억2천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늘었다. 문승욱 장관은 “세계 경제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는 환경”이라며 “중국 도시 봉쇄, 일부 국가 수출 통제 등이 우리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며 경제안보 핵심품목을 중심으로 가격과 수급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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