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기술창업 사례의 하나로 꼽히는 김봉기(62) 대표의 아이디케이(IDK). 2016년 설립된 음향방출기술(AET) 진단 전문 기업이다. 탄성파를 이용해 각종 구조물의 안전성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아이디케이 누리집 갈무리
시니어 기술창업자의 창업 당시 평균 연령은 약 51살인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자의 80% 이상은 기업 경력자였으며, 창업 이전 근무 부서로는 기술·연구 분야가 가장 많았다.
산업연구원이 222개 시니어 기술창업 기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여 18일 내놓은 결과를 보면, 창업하겠다고 생각했을 때의 연령은 평균 47.3살, 창업 당시 연령은 50.8살로 나타났다. 베이비 부머(1955~1963년생) 창업 기업 36곳만 따로 떼어 조사한 결과에선 각각 56.2살, 60.0살이었다. 시니어 창업의 사전적 의미는 ‘은퇴 이후 사업을 처음으로 이루어 시작하는 것’인데 여기선 청년 창업에 대비한 개념으로 40살 이상의 창업자를 뜻한다. 기술창업은 제조업과 지식 기반 서비스업을 말한다.
이번 조사에서 시니어 기술창업자 중 기업(회사) 경력자가 84.6%(제조업 43.2%, 비제조업 41.4%)로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 부머 창업자 중에선 제조업 55.6%, 비제조업 33.3%로 기업 경력자가 전체의 88.9%를 차지해 비중에서 더 높았다.
시니어 기술창업자의 창업 이전 근무부서는 기술·연구 부서가 33.3%로 가장 많다. 이어 마케팅 부서 28.2%, 사무·관리 부서 15.7% 순이었다. 베이비 부머에서는 기술·연구 부서 30.6%, 마케팅 부서 25.0%, 사무·관리 부서 25.0% 차례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 초기 조달하는 자금의 구성은 ‘퇴직금 등 자기 자금’(46.1%), 정부지원 창업자금(29.0%), 은행 융자금(19.4%), 기타(3.5%) 순이었다. 엔젤·벤처캐피탈 등 벤처자금의 비중은 2.0%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니어 기술창업에 따른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창업자금 확보 어려움’이라는 응답이 42.3%로 가장 높게 나타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그 외 창업 애로사항으로는 ‘판로확보·안정적 수익에 대한 불안감’, ‘창업실패 두려움’ 순으로 꼽혔다. 시니어 기술창업지원제도에 대한 인지도, 활용도, 만족도 조사에선 5점 만점에 각 3.27점, 3.33점, 3.44점으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양현봉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구 고령화,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 코로나19 이후 예상되는 기업구조조정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는 시니어 기술창업 활성화로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시니어 기술창업은 청년 창업에 비해 축적의 기술, 사회활동 및 기업근무경력, 사회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업활동을 수행함에 따라 창업 성공확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서도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시니어 창업지원제의 실효성을 높일 것을 주장했다.
정부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은퇴 본격화에 맞춰 2010년부터 시니어 창업지원 사업을 벌이기 시작했다. 현재 시니어 창업지원 사업으로 유일하게 남아있는 것은 중장년기술창업센터이다. 전국에 33개가 지정돼 있으며, 2021년 예산규모는 42억원이다. 2020년 기준 센터에 입주해 창업활동을 수행 중인 중장년 창업 기업 수는 784개사이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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