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축유 723만배럴을 추가로 방출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317만 배럴, 올해 3월 초 442만배럴을 내보내기로 한 것까지 포함하면 1482만배럴에 이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에 따른 석유 공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심 모임인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협의해 비축유 723만배럴을 추가 방출하기로 했다고 8일 전했다. 앞서 지난 1일 열린 국제에너지기구 장관급 이사회에서 의장국인 미국은 6천만배럴 규모의 비축유 방출에도 석유 수급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총 1억2천만배럴 규모의 추가 방출을 제안했다. 31개 국제에너지기구 회원국 대표들이 이 조처에 지지 뜻을 밝히면서 추가 방출 합의가 이뤄졌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국과 회원국 간 실무 협의를 거쳐 총 1억2천만 배럴을 향후 6개월에 걸쳐 방출하기로 했다. 미국이 절반 가량인 6056만배럴을 부담한다. 한국의 방출량은 미국과 일본(1500만배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독일의 방출량은 648만배럴이다.
산업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이번 방출을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상황에 총력 대응해 국민 경제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추가 방출에도 정부 비축유 수준은 국제에너지기구 권고 기준 90일 이상분에 이른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산업부는 최근 유럽 내 경유 부족 사태로 경유의 국제가격이 강세인 점을 고려해 원유 외에 경유 60만배럴을 포함해 비축유를 추가 방출한다고 밝혔다. 국제경유가격은 3월 둘째 주 배럴당 158.5달러에서 셋째 주 126.3달러로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 다섯째 주엔 142.7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제휘발유 가격은 138.4달러, 121.2달러, 122.7달러를 형성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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