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부터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대규모 수전해 설비 구축 및 실증 사업이 진행될 예정인 제주시 구좌읍 풍력발전단지. 제주에너지공사 제공
한국남부발전 주도로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대규모 수전해 설비 구축 및 실증 사업이 이번 달에 시작된다. 제주 구좌읍에 있는 30㎿급 풍력발전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기반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내용이다. 수전해 설비 규모는 12.5㎿이다. 10㎿급 이상의 대규모 수전해 실증 사업으로는 첫 사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를 포함한 수소 분야 신규 연구·개발(R&D) 과제 22개를 선정해 올해 442억원을 지원한다고 6일 밝혔다. 신규 과제 선정은 1월말 기획 공고, 3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주관의 평가 절차를 거쳐 이뤄졌다. 이번 달 시작해 2026년 3월까지 이어질 남부발전의 수전해 실증의 총 사업비는 622억5400만원(올해 300억원)이며, 이 가운데 299억900만원(60억원)을 국비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산업부는 밝혔다.
앞서 2017년 제주 상명풍력단지에서 처음 시작된 수전해 기술개발 및 실증은 260㎾급의 소규모였다. 이곳의 실증은 마무리돼 생산되는 그린수소를 수소드론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나주(2㎿급), 제주행원(3㎿급)에서도 소규모 수전해 실증을 위한 설비 구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업부는 “앞선 실증 과제들이 해외 대비 소규모인 점을 고려해 대규모 실증을 통해 수전해 시스템의 최적 운전 조건과 그린수소 생산 데이터, 경제성 데이터를 확보하고, 국내외 수전해 설비 간 비교 평가를 통한 기술력 향상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수전해 시스템은 전기로 물을 분해해 산소 및 수소를 생산하는 설비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할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번 과제를 예정대로 진행하면, 사업 종료 시기인 2026년 연간 1000t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해 제주도 내 수소청소차 300대 및 수소터빈 혼합연소발전에 활용하게 된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또 수전해 조기 상용화 및 해외 수전해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2030년까지 영국은 10GW, 독일과 포르투갈은 각각 5GW의 그린수소 생산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건설기계부품연구원 주관으로 수소지게차 상용화를 위한 실증 사업도 국비 지원을 받아 이번 달에 시작된다. 고려아연 공장, 경동물류 창고 등 현장에서 100대 규모의 수소지게차 운행 실증을 추진해 운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인증 기준을 수립해 산업 기계를 수소 모빌리티로 전환하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수소 운송·저장 분야에서는 기체수소에 견줘 부피를 80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액화수소 저장기술과 수소탱크, 압축기 등 수소설비 부품의 원가 절감 및 고성능화를 위한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산업부는 이를 포함해 올 한해 수소산업 분야 국가 연구·개발 과제에 1718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1060억원)보다 62% 늘어난 규모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