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종로3가 지하철역 개찰구를 향해 걸어가는 어르신들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노년층의 금융거래 불편함을 돈으로 환산할 경우 한 해 2만4600원으로 청장년층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년층이 수수료가 적은 온라인 거래보다 지점 방문 거래를 주로 해 이에 따른 수수료 부담은 물론 대기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30일 통계청 계간지 ‘통계플러스’에 실린 ‘노년층 금융거래 불편함을 돈으로 환산한다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보면, 노년층이 청장년층보다 온라인 거래 사용이 적어 이에 따른 불편함으로 금융거래 비용이 더 많았다. 구체적으로 65살 이상 노년층이 온라인 거래만 이용하는 비율은 8%에 불과했고, 22%는 온라인 거래와 지점 방문을 병행했다. 70%는 지점 방문으로만 거래했다. 반면 청장년층은 절반 이상인 54%가 온라인 거래만을 이용해 대조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2020년 신한은행과 거래한 서울과 경기, 인천의 25살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했다.
지점 방문 거래가 많을수록 시간적 불편함은 물론 금전적 손해를 키웠다. 노년층은 연간 지점 방문 횟수가 5.7회였고, 창구에서 대기시간은 25분이었다. 청장년층의 3.5회, 16분보다 약 1.6배씩 많았다. 노년층에서도 65∼69살이 5.5회 방문, 20분 대기인 반면 80살 이상이 6.2회 방문, 32분 대기 등 나이가 많을수록 불편함은 더했다. 통장 재발급, 창구나 자동인출기(ATM) 이체 등으로 지불하는 수수료 부담도 노년층이 평균 2500원으로 청장년층(2300원)보다 1.1배 많았다. 더욱이 노년층이 온라인 거래가 적어 온라인 이벤트나 리워드 등과 같은 혜택도 적게 받는 것으로 예상했다. 노년층은 신한은행의 모바일뱅킹앱(SOL) 사용 비율이 30%로, 청장년층 84%보다 낮았다. 멈버십(신한플러스) 역시 15%로 청장년층(39%)보다 낮았다.
이같은 시간적, 금전적, 혜택적 측면에서 겪는 불편을 돈으로 환산하면 노년층은 2만4600원에 달해 청장년층의 1만2200원보다 1만2400원이 많았다. 또 노년층 안에서도 65∼69살이 2만3500원인 반면 80살 이상은 2만6700원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많았다. 시간적 불편은 교통비와 최저임금 기준으로, 금전적 불편은 수수료 지불액을, 혜택적 불편은 온·오프라인 거래시 혜택의 차이를 따진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영란 통계청 빅데이터통계과 사무관은 “노년층이 공평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디지털 금융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며 “디지털 기가 사용 교육을 확대하는 한편 디지털 기기 사용을 돕는 직원을 우선적으로 또는 추가로 배치해 노년층의 오프라인 거래를 유연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