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들이 백신 연구를 하는 모습.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백신 수출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선 1~2월 실적만으로 예년의 연간 기록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1~2월 백신(HS코드 3002.41) 수출은 3억1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936% 늘었다. 2021년(5억2천만달러)을 제외하면 과거 연간 수출 규모를 웃도는 실적이다. 2001년(5200만달러) 이후 연간 수출 규모는 4400만달러(2004년)~2억6600만달러(2009년) 수준이었다.
백신 수출의 빠른 증가세에 대해 산업부는 “백신 위탁 생산 기업의 수출 증가에 주로 힘입은 것”이라며 “지금 추세를 유지할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출액 실적 경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백신 수출 증가세는) 팬데믹(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전반적 수요 증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적으로 보면 아직 백신을 맞지 못한 경우가 많고, 시엠오(CMO·의약품 위탁생산)가 계속 늘고 있어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이날 경남 진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백신·치료제 위탁생산 기업 간담회’ 및 ‘유관 기관장 협의체 협력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백신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증명해 보였다”며 “백신 산업이 바이오·헬스 분야 성장을 견인하고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그동안 정부가 보건의료 차원의 코로나19 방역 관리에 많은 역량을 집중하였다면, 이제부터는 백신·치료제 산업 지원과 육성에 더 많은 관심을 두려 한다”며 “백신 산업의 성과를 바이오·헬스 산업 전반으로 확산해나갈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백신 산업 지원 방안의 하나로 상반기에 백신 산업에 특화된 국가표준(KS) 제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백신 산업 정의와 백신 산업·기술 세부 분류 체계를 정립해 관련 정책지원 대상을 명확히 설정하고, 백신 산업 규약을 확립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산업부와 복지부는 공동으로 백신 산업 분류코드 국가표준 제정안 등에 근거해 8월 말까지 백신 산업 실태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통계청의 국가공인 통계조사 승인을 얻어 공신력을 확보하고 올해부터 매년 정례적으로 전수 조사 방식으로 조사를 벌여 관련 통계 자료를 업계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산업부는 전했다. 정부는 또 백신 원료 및 원부자재부터 완제품과 관련 장비까지 포함하는, 백신 산업에 특화된 ‘HS코드 10단위’ 무역체계 정비 방안을 8월 말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에이치에스코드는 국가 간 상품 교류를 위해 국제적으로 공인된 상품 분류 기준을 뜻한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