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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우크라이나 사태’ 국내 기업 피해 현실화되고 있다

등록 2022-02-27 11:02수정 2022-02-28 02:32

미국·유럽, 대러시아 제재 수위 높여 파장 확산
신용장 개설 거부, 수출대금 회수 불투명 사례 나타나
산업계 쪽 “사태 장기화 가장 우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대한 집중 공세가 재개된 27일 새벽(현지시각) 키예프 인근 바실키우의 유류 창고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화염에 휩싸였다. 바실키우/EPA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대한 집중 공세가 재개된 27일 새벽(현지시각) 키예프 인근 바실키우의 유류 창고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화염에 휩싸였다. 바실키우/EPA 연합뉴스
조미 김 업체 ㅎ사는 2월 중순 평소에 견줘 2~3배 많은 물량을 주문한 우크라이나 현지 바이어와 연락이 끊겨 진땀을 흘렸다. 회사 쪽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키예프무역관(우크라이나)으로부터 바이어 소재 파악 및 거래 위험성에 관한 상담을 받고 계약 체결을 보류해 가까스로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홍콩 무역업체를 통해 러시아산 펄프를 수입하고 있는 ㄱ사는 국내 은행 4곳(국민·우리·신한 등)으로부터 신용장(L/C) 개설을 거부당했다. 특수기계를 생산해 러시아에 수출한 중소기업 ㄴ사는 신용장 거래로 추심을 진행 중인데 대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 속을 끓이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국내 기업들에도 직·간접적 피해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에선 사업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유럽연합(EU)·프랑스·독일·이탈리아·영국·캐나다 정상들이 26일(현지시각) 공동성명을 내어 일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금융 결제망 ‘스위프트’(SWIFT)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힌 데 따라 수출입 관련 애로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기업 쪽에선 ‘사태의 장기화’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코트라 ‘무역투자24’에 접수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경영 애로 건수는 71건에 이른다. 직·간접 피해 41건, 거래 차질 25건, 출입국 관련 5건이다. 코트라는 이 중 45건은 해결 완료 상태라고 전했다. 무역투자24는 해외시장 정보 및 사업신청까지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해외진출 플랫폼이다. 지난 18일부터 현지 진출·수출 기업 전담 창구를 개설해 실시간 애로사항을 접수하고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우크라이나 사태 긴급 대책반’에 접수된 업계 애로사항은 26일 오전 기준 30개사 35건에 이른다. 대금 결제 15건, 물류 14건, 정보제공 6건이다. 무역협회 긴급 대책반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무역업계 피해 최소화를 위해 설치돼 지난 24일부터 운영되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7일 서울 서초구 코트라에서 무역투자24의 지원 현황을 긴급 점검했다. 이날 점검은 우크라이나와 함께 러시아,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등 5개 나라에 진출한 국내 기업 임직원들의 안전 및 경영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었다.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엘지(LG)전자 등 151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돼 있다.

산업부는 지난 21일 기준 우크라이나 지·상사 13개사 직원 33명, 현지 채용 10명, 개인 업체(2개사) 관계자 2명 등 총 45명과 직접 연락을 취해 전원 귀국 또는 인근 지역 대피 완료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주한일 키예프무역관장은 현지 지·상사 직원의 출국 또는 인근 지역 대피를 확인한 뒤 15일 폴란드 바르샤바로 이동해 호텔 내 ‘임시 무역관’을 개설한 상태다.

산업부와 코트라는 이날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인근 지역 3개국 현지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상무관, 무역관장, 현지 기업인·주재원으로부터 경영 애로 및 현장 건의 사항을 듣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화상으로 연결된 포스코인터내셔널 키예프 무역법인 박상민 법인장은 “키예프 무역법인과 미콜라예프 소재 곡물 터미널 사업이 차질을 겪고 있다”며 “전시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우크라이나 입국 및 현지 관리가 필요하므로 주재원의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등 지원”을 요청했다. 주한일 무역관장은 “현지 공관과 무역관이 긴밀히 협조해 지·상사 주재원, 현지 사업가, 출장자 등을 중복 체크 후 대피를 지원했고, 현재 대피 중인 기업인들에게 현지 동향과 정부 대응책을 실시간 전파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대러시아 제재와 관련해 “(우리는) 원자재를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인 데다 글로벌 연계가 강화된 시대여서 오만가지 변수가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며 “사태가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원장은 이달 들어 출범한 민관 합동 ‘글로벌 공급망 분석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이 센터는 정부 부처, 무역관, 업종별 협회, 기업 등에서 수집한 산업 관련 국내·외 동향을 분석하고 주요 품목별, 지역·국가별 위기 징후를 감지하는 일을 맡고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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