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3일 열린 2022 대선 후보 토론에서 후보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앞다퉈 지티엑스(GTX, 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 확대 공약을 내놨다. 지티엑스는 수도권 지역의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경기도 주요 도시에서 ‘서울 도심까지 30분 출퇴근’을 목표로 한다. 수도권 주민의 출퇴근 시간을 단축해 빠르고 쾌적한 이동이 가능한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서울과 경기도 지역 간 통행량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 자료에 따르면 2010년 하루 평균 575만이었던 서울-경기도 통행량은 2016년 635만으로 증가했다. 또 2019년 국내 출퇴근 소요시간은 하루 평균 115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오래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경기 지역은 134분으로 19분이나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이 2020년 5월 발표한 ‘수도권 고속교통체계 구축에 따른 통행행태 변화와 향후 정책과제’에 따르면 경기 지역 거주자들의 출근 통행 시간과 비용은 서울에 비해 1.5배 이상 높았다.
지티엑스는 경기도 지역의 출퇴근 교통난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인용한 국토연구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티엑스 3개 노선 건설 이후인 2030년 통행시간 30분 이상 감소 효과를 보는 인구는 서울 시청행 기준으로 약 190만명, 삼성역행 기준으로 약 270만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지티엑스는 수도권 내 균형발전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티엑스 정차역 주변으로 인구와 각종 편의시설이 집중되는 반면 외곽 지역은 인구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 성주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티엑스는 경기도의 출퇴근 교통난 해소에는 효과적이겠지만, 서울과 경기도 주요 도시 집중 현상을 심화시켜 지역균형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지역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티엑스가 지역균형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케이티엑스(KTX) 관련 연구에서도 유추해볼 수 있다. 케이티엑스와 지역균형발전 관련 각종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케이티엑스는 애초 고속화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와 달리 지역 간 격차를 오히려 심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티엑스 개통 이후 지방 중소도시의 지역내총생산과 인구는 감소하고 대도시는 증가하는 ‘빨대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고속철도 개통이 지역경제 및 균형발전에 미치는 영향’, 조재욱·우명제, 2014). 고속철도가 만든 ‘전국 1일생활권’의 수혜자는 결국 서울시민이었다. 지티엑스는 어떨까.
이춘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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