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외식 물가가 5.5% 올라 12년 11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국제 곡물가와 최저임금 인상 등 공급 요인은 물론 수요 회복까지 맞물려 당분간 가파른 오름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월 외식 물가지수 상승률(전년 동월대비)은 5.5%로 2009년 2월(5.6%) 이후 가장 높았다. 갈비탕(11.0%), 생선회(9.4%), 소고기(8.0%), 죽(7.7%) 등을 비롯한 39개 외식 품목 물가가 일제히 1년 전보다 올랐다. 서민들이 즐겨 찾는 김밥(7.7%)이나 햄버거(7.6%), 설렁탕(7.5%), 라면(7.0%), 짜장면(6.9%), 치킨(6.3%), 삼겹살(5.9%), 돈가스(5.7%)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안정세를 보였던 피자(6.0%)와 커피(1.6%)마저 올랐다.
지난해 크게 오른 원재료 가격이 제품 가격에 반영된 영향이 컸다. 가공식품 물가는 4.2% 올라 2014년 8월(4.5%) 이후 7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품목별로는 국수(27.8%), 식용유(14.4%), 간장(13.9%), 부침가루(13.5%), 밀가루(12.1%), 당면(12.0%) 등이 두자릿수나 올랐다. 농축수산물 물가도 지난달 6.3% 올랐다. 작년 12월(7.8%)보다는 오름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률이다.
국제식량 가격도 오르는 중이다. 최근 유엔식량농업기구(FA0)는 1월 세계식량가격지수(FFPI)가 전년동월(113.5포인트) 대비 19.6% 상승한 135.7포인트라고 밝혔다. 이는 2011년 4월(136.4포인트) 이후 최고치다. 특히 유지류와 유제품 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들 가격이 국내 시장에 서너달 뒤에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물가 상승이 계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여기에 지난 4일 기준 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배럴당 90.22달러로 치솟아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물가가 상반기에는 상승 압력이 강하고 하반기에는 안정화될 것으로 지난해 말 전망했는데,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 인상 시기를 분산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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