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임금수준 격차를 따져본 국제비교 결과, 한국에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6일 내놓은 ‘한·일·EU 업종별 임금수준 국제비교’ 자료를 보면, 11개 업종 중 임금수준 1위의 임금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가장 낮은 업종의 임금 수준이 한국에선 36.7이었다. 유럽연합(EU) 15개국 평균은 41.4, 일본은 55.5로 나타났다. 업종별 양극화가 한국에서 가장 심하다는 뜻이다.
임금 1위 업종은 한국과 유럽연합에선 ‘금융 및 보험업’(2020년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 월 임금 한국 7373.0달러, 유럽연합 6912.3달러), 일본은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4979.2달러)이었다. 최저 임금 업종은 세 나라 모두 숙박·음식점업(한국 2703.5달러, 유럽연합 2858.3달러, 일본 2765.2달러)이었다.
1~2위 업종 간 임금 격차 역시 한국에서 가장 컸다. 2위 업종 임금수준은 한국(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81.7, 유럽연합(정보통신업) 90.2, 일본(정보통신업) 97.5로 나타났다.
구매력평가 환율 기준으로 전체 산업 근로자의 월 임금 총액(초과급여 제외)은 한국이 4478.7달러로 유럽연합 15개국 평균(4534.5달러)과 비슷하고, 일본(3785.8달러)보다 높았다고 경총은 밝혔다. 시장 환율(연평균) 기준으로는 일본 3588.8달러, 유럽연합 3453.1달러, 한국 3123.6달러 순이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전산업 평균 임금수준(환율 무관)은 한국 118.5%, 일본 107.0%, 유럽연합 91.7% 순이었다.
이번 분석에서 한국 통계치는 2020년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임금구조 부문) 원자료에, 일본 데이터는 2020년 후생노동성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 내 전산업 및 업종별 통계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경총은 밝혔다. 유럽연합 수치는 최신자료인 2018년 유럽연합 통계국(Eurostat) 소득구조조사(SES) 내 전산업 및 업종별 통계 기준을 적용해 2020년 임금을 추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석 대상은 한국의 경우 ‘10인 이상 사업체 상용직’, 일본 ‘10인 이상 기업체 상용직’, 유럽연합은 ‘10인 이상 사업체 전체 근로자’ 기준이다. 국가 간 비교 가능한 11개 업종명은 ‘한국표준산업분류(10차)’ 기준으로 통일한 내용이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경제 수준을 반영한 임금수준이 경쟁국인 유럽연합이나 일본보다 우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금융 및 보험업은 한·일·유럽연합을 통틀어 모든 업종에서 가장 높고 이는 연공형 임금체계와 강력한 노조의 영향력으로 인한 결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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