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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기업 경영 간섭?…전경련 여론조사 ‘속보이는 질문’

등록 2022-01-26 10:59수정 2022-01-27 02:34

의도성 짙은 편파적 내용 논란
“주주권 행사 통한 기업 경영 간섭
노후보장에 도움 된다고 보십니까”
연금 가입자 정서 자극하는 질문
“정부의 기업통제 수단이 돼서는
안된다는 의견에 동의하십니까”
국민연금 주주권, 기업통제로 규정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한겨레> 자료 사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한겨레> 자료 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에서 의도성 짙은 편파적 질문을 던져 산출한 결과를 26일 내놨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한 반대 여론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여겨진다. 재계 이익단체임을 고려하더라도 질문의 내용이 너무 노골적이란 평을 들을 정도다.

전경련이 여론조사 기관 모노리서치에 맡겨 전국 국민연금 가입자 800명을 대상으로 이달 들어 실시했다는 이번 인식조사에서 질문 항목은 네 가지였다. 그중 2번 질문은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한 기업 경영 ‘간섭’이 국민의 노후보장에 도움이 된다고 보십니까?’였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곧 경영 간섭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노후보장과 연결해 연금 가입자의 정서를 자극했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중립성과 객관성을 갖추려면 ‘주주권 행사가 노후보장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 정도로 물었어야 할 내용이다.

전경련은 이 항목의 조사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47.8%로 ‘도움이 된다’(41.7%)는 의견보다 높게 나타났다며 “최근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인을 대상으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에 부담을 느끼는 국민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간섭’을 ‘참여’라는 단어로 바꾸거나 ‘간섭’을 포함한 구절을 제외한 중립적인 질문을 했다면 결과가 어땠을지 궁금하다.

질문 3번의 내용도 객관적인 여론조사라 여길 수 있을지 의심케 한다. ‘국민연금이 정부의 기업 ‘통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에 동의하십니까?’라는 내용이다. 짐짓 당위론적인 질문처럼 포장돼 있지만, 이 또한 국민연금이 기업의 지분을 갖고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기업에 대한 통제’라 못 박고 있다는 문제점을 띠고 있다. 이 질문에 조사 대상자의 67.6%가 ‘동의한다’고 답했으며,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9.6%로 나타났다고 한다. 전경련은 이를 들어 “국민연금의 기업 경영 개입에 반대하는 의견이 찬성 의견보다 3배 이상 높았다”고 평가했다.

‘국민연금의 최우선 과제’를 물은 4번 질문에는 ‘기금 운용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전문성 강화’(44.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정부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18.5%), ‘더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 개혁’(14.6%)이 뒤를 이었다. ‘국민연금의 궁극적 목적’에 대한 질문에는 ‘국민의 노후보장’(85.3%)이란 답이 가장 많았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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