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정부가 올해 수출 증가율 예상치를 2.0%로 제시했다.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이긴 하나, ‘역 기저효과’로 증가세는 크게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수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25.8%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문승욱 장관 주재로 ‘무역·공급망 점검회의’를 열고 “수출·수입 모두 2% 이상 증가하며 무역의 모멘텀은 이어지겠으나, 지난해 높은 증가율에 따른 역 기저효과로 증가 폭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기관별 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정부 2.0%, 한국은행 1.1%, 산업연구원 1.3%, 국제무역통상연구원 2.1%, 한국개발연구원(KDI) 4.7%이다.

산업부는 석유제품·자동차·반도체·디스플레이·바이오헬스·2차전지 등 대부분 업종의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전방산업(최종 소비자와 접하는) 및 건설경기 회복, 디지털 경제 확산, 친환경 산업 수요 증가를 배경으로 들었다. 철강·선박·가전은 전년 대비 역 기저효과로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망 이슈에 따른 영향으로 자동차·선박 업종은 부품·기자재 수급에서 간헐적인 차질을 겪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수입선 다변화, 국내 대체조달 같은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대목으로 꼽힌다. 철강·섬유 업종은 사전 재고 확보 및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 중으로 공급망 차질에 따른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산업부는 판단하고 있다.

산업부는 상반기 수출 지원 방안으로 ‘빅3’(시스템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2차전지, 오엘이디(OLED) 등 10대 수출유망품목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원액을 1조2천억원으로 늘리고, 철강·선박·가전 등 역 기저효과 우려 업종에 대한 친환경·저탄소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무역금융 261조3천억원을 신속히 공급하고, 수출 마케팅 예산의 60%(1900억원)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공급망 관리 강화 방안으로, 국내외 공급망 동향을 전문·상시적으로 감시하는 분석센터(민간전문가 중심 운영) 신설을 검토하기로 했다.

문승욱 장관은 “1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별법’을 토대로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종합지원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2월1일 발효되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을 통해 역내 공급망 연계가 강화되는 점을 활용해 우리 기업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상반기 내 대책을 마련해 중점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점검회의에는 주요 업종별 단체, 경제단체, 수출지원 기관이 참석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