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외국인직접투자통계’ 페이지.
독일 생명과학 기업 싸토리우스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에 바이오의약 원부자재 생산 시설을 짓기 위해 지난해 4분기에 3억달러를 투자했다. 앞서 2분기에 미국 화학업체 듀폰은 3천만달러를 투자해 충남 천안공장에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개발·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3대 핵심 소재 중 아직 국산화에 이르지 못한 유일한 품목이다.
지난 한해 이런 외국인직접투자(FDI) 실적이 ‘신고 기준’으로 전년에 견줘 42.3% 늘어난 295억1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외국인직접투자통계시스템과 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해 10일 내놓은 결과다. 지난해 실적은 196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기록이다. ‘도착 기준’으로는 57.5% 증가한 180억3천만달러로, 이 또한 역대 최대치다. 기존 최대 기록인 2018년의 269억달러(신고), 174억5천만달러(도착)보다 각각 9.7%, 3.3% 많다.
산업부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수출에 이어 외국인투자까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경제 회복과 공급망 확충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공급망, 백신·바이오, 수소경제에 대한 투자 유입으로 산업·에너지 정책과 연계되면서 질적으로도 양호했다고 덧붙였다.
신고 금액 기준으로 서비스업에서 64.2% 늘고, 제조업에선 16.2% 줄었다. 기타 업종은 122.9% 증가했다. 기타 업종은 1차 산업(농·축·수산·광업), 전기가스·수도·환경정화업 등이다.
서비스업 투자액은 235억7천만달러였다. 정보통신(317.2%), 도·소매(139.1%), 사업지원·임대(833.0%)에서 주로 늘었다. 제조업 투자는 50억달러였으며, 반도체 제조업(81.8%), 제지·목재(833.4%), 금속(77.2%) 업종에서 많이 늘었다. 감소 업종은 섬유·직물·의류(-97.4%), 식품(-42.3%), 기계장비·의료정밀(-18.5%)이었다.
국가별 투자액(신고 기준)을 보면, 미국 52억6천만달러, 유럽연합(EU) 28개국 128억달러, 중화권(중국·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대만) 75억4천만달러, 일본 12억1천만달러였다. 미국(-0.9%)은 전년보다 감소했고, 유럽연합(169.0%)과 일본(52.8%)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중화권은 38.1% 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신고 금액 기준으로 그린필드형은 24.7% 늘어난 180억9천만달러, 인수·합병(M&A)형 투자는 83.2% 늘어난 114억2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양쪽 모두 2020년 감소세에서 2021년 증가세로 전환했다. 그린필드형 투자란 공장이나 사업장을 새로 짓는 방식을 말한다.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른 외국인직접투자의 종류는 다양하며 주식 또는 지분을 소유하는 경우는 ‘투자금 1억원 이상으로 주식 총수나 출자총액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적인 증권 투자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