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들이 부산신항에 입항해 화물을 싣고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수출이 2021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새해에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다만, 성장세는 지난해에 견줘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맡겨 반도체를 비롯한 12대 주력 업종의 매출액 상위 1000개 기업을 대상으로(150개사 응답) ‘2022년 수출 전망 조사’를 벌여 2일 내놓은 결과를 보면, 지난해보다 3.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업종별로는 일반기계·선박 8.1%, 전기·전자(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이동통신기기 포함) 5.4%, 바이오헬스 2.2%, 철강 2.1%, 석유화학·제품 1.7%, 자동차·부품 1.1%였다. 올해 수출이 작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들의 대다수(73.2%)는 세계 경제 정상화 및 ‘위드 코로나’ 전환에 다른 교역 활성화를 주원인으로 꼽았다.
앞서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국내 1260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분석해 지난달 내놓은 ‘2022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 결과도 수출 오름세가 이어질 것을 예상케 했다.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115.7로 전 분기(106.0)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수가 100을 웃돌면 ‘향후 수출 여건이 지금보다 개선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한경연 조사에서 나타난 수출 증가율 예상치는 지난해 실적에 견줘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지난 한해 우리나라의 전년대비 수출 증가율은 25.8%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수출 증가율을 4.7%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 전망치는 이보다 더 낮아 1.1%로 제시돼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수출입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한해 우리나라 수출은 6445억4천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기존 최고치(2018년의 6049억달러)보다 396억달러 많다. 수입은 6150억5천만달러로 전년보다 31.5% 늘었다.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액은 1조2596억달러로 세계 8위 수준이다. 전년보다 한 단계 올랐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위기 속에서도 최대 수출·무역 규모 달성, 최단기간 무역 1조달러 돌파, 9년 만에 세계 무역 8위 진입 등 외형적 성장은 물론, 대표 수출 품목인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의 수출과 바이오헬스, 2차전지, 친환경차, 오엘이디(OLED) 등 신산업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질적인 성장도 이뤘다”고 평가했다.
12월 한 달 수출 실적은 전년 같은 달보다 18.3% 늘어난 607억4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이며, 전달 604억1천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600억달러대를 달성했다. 10개월 연속 두 자릿수대의 높은 증가율 기록이기도 하다. 12월 수입은 37.4% 늘어난 613억2천만달러였다. 이에 따라 무역액은 1221억달러에 이르렀다. 월간 무역규모가 12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기존 최고치는 2021년 11월의 1178억달러였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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