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신항에 접안해 있는 컨테이너선. <연합뉴스>
우리나라 수출이 연간 실적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서 지난 12월 수출 실적이 607억4천만 달러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달보다 18.3%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수출은 전년보다 25.8% 늘어난 6445억4천만달러에 이르렀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기존 최고치(2018년의 6049억달러)보다 396억달러 많다.
수입은 6150억5천만달러로 전년보다 31.5% 늘었다.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액은 1조2596억달러로 세계 8위 수준이다. 전년보다 한 단계 올랐다. 프랑스(7위) 바로 뒤이며, 이탈리아(9위), 영국(10위) 앞이다. 무역액이 1조달러를 넘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10개국 뿐이다. 수출 순위는 작년과 동일하게 세계 7위였다.
반도체·석유화학·자동차 등 15대 주요 품목 수출이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주요 15대 품목 모두 전년 대비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며 품목별 균형 성장의 결과라고 산업부는 풀이했다. 주요 품목별 증가율은 반도체 29.0%, 일반기계 10.8%, 석유화학 54.8%, 자동차 24.2%, 철강 37.0% 등이다. 바이오헬스·이차전지 수출은 연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15대 품목 내 새로운 수출 동력원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을 낳았다.
산업부는 “주요 산업에서 시스템 반도체·친환경차·오엘이디(OLED)로 수출 품목의 고도화가 이뤄지는 한편, 화장품·농수산품·플라스틱 제품 등 새로운 수출 품목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도 고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국에 대한 수출이 29.4% 늘어난 959억달러에 이르렀다. 대 중국 수출도 22.9%로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 1629억달러로 집계됐다. 아세안 지역 수출은 1089억달러로, 전년보다 22.3% 늘었다. 중동 지역을 빼고는 모두 두 자릿수대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12월 한 달 수출 실적 또한 역대 최고치다. 전달 604억1천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600억달러대를 달성했다. 10개월 연속 두 자릿수대의 높은 증가율 기록이기도 하다. 산업부는 “2020년 12월(12.4%), 코로나19 사태 뒤 처음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에 연이어 2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12월 수입은 37.4% 늘어난 613억2천만달러였다. 이에 따라 무역액은 1221억달러에 이른다. 월간 무역규모가 12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기존 최고치는 2021년 11월의 1178억달러였다. 수입 증가세는 수출 호조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생산과 연계된 중간재·자본재 위주로 늘었기 때문이다. 석유·가스 등 가격 상승에 따른 에너지 수입 급증도 수입을 늘린 요인으로 꼽혔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위기 속에서도 최대 수출·무역 규모 달성, 최단기간 무역 1조달러 돌파, 9년 만에 세계 무역 8위 진입 등 외형적 성장은 물론, 대표 수출 품목인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의 수출과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친환경차, 오엘이디 등 신산업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질적인 성장도 이뤘다”고 평가했다. 문 장관은 “우리 경제가 ‘위기를 넘어 완전한 정상화’를 이루는데 산업과 수출이 주역이 되도록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고 무역기반을 확충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