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한겨레 자료 사진
내년 2월 초 임기 만료를 앞둔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위원회 누리집에 ‘송년사’를 올려 “삼성은 ‘상품’이 아니라 ‘가치’를 팔아야 한다”는 당부의 글을 남겼다. “(삼성은) ‘이익’이 아니라 ‘사람’으로 더 많은 이윤을 남겨야 한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BTS에 ‘아미’가 있듯이, 삼성에도 그 가치에 공감하는 글로벌 찐 팬이 많아야 한다”며 이를 “준법이 필요한 이유”로 꼽았다. “물론 법을 지키는 것만으로 ‘가치’를 다 이룰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법을 어기는 삼성에서 ‘가치’를 사거나 ‘사람’이 남을 수는 없다.” 김 위원장은 “위원회의 준법 감시도 그 여망에 다가가는 한 갈래 길이고 처음 밟아본 길이기도 하다”며 “1기 위원회는 그 길 위에 조그만 디딤돌 하나 놓았을 뿐이고 더 많은 일이 남아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 준감위는 지난해 2월 출범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7개 주요 계열사의 준법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후임 2기 위원장으로 서울지방변호사회장과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지낸 이찬희 변호사가 내정돼 있다.
김 위원장은 후임 이 변호사에 대해 “젊은 변호사 시절 참여연대 활동을 하면서 기업 지배구조 등에 문제의식을 갖고 꾸준히 관심을 키워온 분으로 알고 있다”며 “경륜과 역량을 겸비해 2기 위원회를 잘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송년사에서 밝혔다.
그는 “다가올 새해를 향한 소망을 보탠다면 위원회가 줄곧 독립하여 지속 가능한 본연의 활동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라며 “핵심은 ‘건강’과 ‘긴장’이며 위원회는 백신과 같다”고 강조했다. “백신 접종은 건강을 지키기 위한 예방법이다. 아프기도 하고 싫기도 하겠지만, 맞는 게 좋다. 건강을 위해서다. 내버려 두거나 느슨하게 마음먹어서는 안 될 일이 건강 지키기이다.” 김 위원장은 “레드(red)하지 않은 레드팀(Red Team)이나 ‘워치’(watch)하지 않는 위치독(watchdog)은 아무런 효능이 없는 백신과 마찬가지”라며 “red나 watch는 긴장의 다른 말”이라고 덧붙였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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