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부산항을 떠나고 있는 선박. HMM 제공
내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115.7로 조사됐다. 기준점(100)을 넘고 전 분기보다 높다. 내년에도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란 뜻으로 읽힌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국내 1260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2022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 결과를 26일 내놓았다. 1분기 지수 115.7은 전 분기(106.0)에 견줘 큰 폭으로 상승한 수준이다. 지수가 100을 웃돌면 ‘향후 수출 여건이 지금보다 개선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품목별로는 선박이 150.0으로 가장 높았고, 석유제품(144.0),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142.4)이 뒤를 이었다. 통상연구원은 “세계 주요국의 ‘위드 코로나’ 정책 도입에 따른 글로벌 수입수요 증가가 우리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석유제품은 국제유가 상승과 이로 인해 수출단가가 상승한 덕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친환경 전환이 본격화됨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과 전기차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내 선박 및 자동차, 자동차부품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화학공업제품(76.5), 농수산물(79.5), 가전제품(87.6)은 올해 4분기 대비 수출 환경이 나빠질 것으로 조사됐다. 화학공업제품은 글로벌 생산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과 더불어 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자급률이 올라가면서 수요가 감소하는 이중고가 예상된다고 통상연구원은 밝혔다.
향후 수출환경을 평가하는 10대 항목 중에서는 수출상담(116.8), 수출계약(112.8), 설비가동률(103.6)을 중심으로 수출환경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 또한 주요국의 위드 코로나 정책 도입 이후 글로벌 경제의 활력이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상품 제조원가(79.3), 국제수급 상황(84.1), 수입규제·통상마찰(93.3) 항목에선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조사 대상 기업들이 내년 1분기 수출 애로 요인일 것으로 가장 많이 꼽은 항목은 원재료 가격 상승(26.1%)과 물류비용 상승(25.8%)이었다. 올해 4분기 전망 조사에 견줘 각각 1.8%포인트, 1.5%포인트 높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고, 비철금속 종합 가격 지표인 런던금속거래소(LME)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올해 3분기 이후 가파르게 올랐던 해상운임은 4분기 들어 상승세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수출은 지난 13일 오전 기존 연간 최고 기록(2018년의 6049억달러)을 넘어섰으며 올해 전체로는 6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망하고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