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사외이사 8명 중 3명은 여성이다. 김수이 홍익대 상경학부 교수, 오선희 법무법인 혜명 대표변호사, 김현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특임교수이다. 사외이사 가운데 여성 비율(37.5%)이 상장사 100대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가 국내 100대 상장회사의 올해 3분기 기준 사외이사 현황을 분석해 22일 내놓은 결과를 보면, 사외이사 448명 가운데 여성은 15%인 67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에는 이 비율이 7.9%였다고 유니코써치는 밝혔다. 사내이사를 포함한 전체 이사회 구성원 772명 중 여성은 71명으로 9.2% 수준이다. 지난해 5.2%보다 높아졌다. 조사 대상 100대 상장회사는 2020년 개별 및 별도 재무제표 매출 기준이다.
올해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 중 여성 비율은 35.3%(42명)였다. 여성 사외이사를 1명 이상 두고 있는 기업은 지난해 30곳에서 올해 60곳으로 늘었다. 여성 사외이사 증가는 내년 8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개정 자본시장법에 따른 영향일 것이라고 유니코써치는 풀이했다. 개정법은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은 이사회를 구성할 때 어느 한쪽 성으로만 채우지 못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가스공사에 이어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높은 곳은 에쓰오일로 6명 중 2명이 여성이다. 금호석유화학(7명 중 2명), 한국전력(8명 중 2명)도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외이사 중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엠제트(MZ)세대는 지난해 2명에서 올해 3명으로 늘었다. 모두 여성으로 한국전력 방수란(1987년생), E1 박소라(1983년생), 롯데쇼핑 전미영(1981년생) 이사이다. 방수란 이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100대 기업 사외이사 중 최연소 자리를 지켰다. 방 이사는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에너지공사 고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박소라 이사는 이화여대 경영학과, 미국 아이오대 통계학 석사, 뉴욕대 회계학 박사 출신으로 현재 이화여대 경영학부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미영 이사는 서울대 소비학 박사 출신이며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트렌드코리아컴퍼니 대표를 맡고 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와 함께 소비 흐름을 연구해온 전문가로 꼽힌다.
사외이사 전체 448명의 경력을 보면, 대학교수 등 학계 출신이 205명으로 45.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지난해 41.7%보다 높아졌다. 최고경영자(CEO) 등 재계 출신 89명(19.9%), 국세청·금융감독원·공정거래위원회·관세청·감사원·지자체 등 관료 출신 80명(17.9%), 판사·검사·변호사 등 법조계 출신 51명(11.4%) 순이었다. 작년에는 재계 22.4%, 관료 19%, 법조계 12.2%였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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