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숙박·음식점업 가운데 절반가량이 ‘한계기업’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업종에서 한계기업 비중은 20%에 가깝고, 제주 지역에선 4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을 뜻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나이스신용정보 기업데이터베이스(‘Kis-value’)를 바탕으로 외부감사대상 기업(비금융) 2만2134개사의 실태를 조사해 29일 내놓은 결과를 보면, 한계기업 비중은 2020년 기준 17.8%로 나타났다. 2018년 13.3%, 2019년 15.5%에서 추가로 더 높아졌다. 전경련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한계에 다다른 기업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했다.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업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높아 45.4%로 조사됐다.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서비스업(37.2%), 부동산업·임대업(32.7%), 농업·임업·어업이 뒤를 이었다. 여기서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서비스업은 건물 및 설비 청소업, 여행사업, 경비·보안업 등을 포함하고 있다. 숙박·음식점업 한계기업 비중은 2018년(34.1%)에 견줘 11.3%포인트 높아져 전체 업종 중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제주도의 한계기업 비중이 42.7%로 가장 높았으며, 강원도(24.3%), 대전시(23.4%)가 뒤를 이었다. 한계기업 비중이 가장 낮은 지역은 세종시(13.5%)로 조사됐으며 충북도(14.3%), 인천시(14.4%)도 낮은 편에 들었다. 제주도의 한계기업 비중은 2018년에 견줘 8.8% 높아져 증가 폭에서도 17개 광역단체 중에서 가장 컸다.
한계기업 비중이 높은 제주, 강원, 대전의 경우 숙박·음식점업 또는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서비스업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 외감 기업 중 숙박·음식점업 비중은 15.1%로 조사대상 17개 지역 중 가장 높았다. 한계기업 비중이 낮은 세종, 충북, 인천의 경우 제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제조업 비중은 세종 47.7%, 충북 68.7%, 인천 58.3%로 전국 평균(46.2%)을 웃돌았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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