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부족 탓으로 8일(현지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폴크스바겐 공장의 완성차 주차타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분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던 제조업 국내 공급이 3분기에는 증가세 둔화를 나타냈다. 글로벌 공급 차질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국내 자동차 공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감소한 영향이 컸다. 수입 점유비는 ‘코로나19 백신’ 수입 급증 영향으로 30%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21년 3/4분기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을 보면 지난 3분기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105.3(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지난 1분기(3.3%)와 2분기(9.1%)에 이어 세 분기 연속으로 오름세는 이어졌지만 증가폭은 한풀 꺾였다.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외국에서 수입해서 국내에 공급한 제조업 제품의 공급금액(실질)을 산출해 지수화한 것으로 내수시장의 동향을 보여준다.
대형승용차 등 소비재에서 1.1% 감소하며 전체 증가세 둔화를 견인했다. 소비재 국내공급은 수입이 13.5% 늘었지만 국산이 5.9% 줄면서 1년 전보다 1.1% 감소했다. 자본재는 웨이퍼 가공 장비, 반도체검사장비 등이 늘어 5% 증가했고 국산(0.4%)과 수입(13.5%)이 모두 함께 늘었다. 중간재는 국산이 1.7% 줄었지만 수입이 14.1%나 뒷받침했다. 업종별로는 기타운송장비가 31.9% 감소했고, 기계장비(11.1%)와 1차 금속(12.4%), 화학제품(4.7%) 등은 증가했다.
제조업 국내공급 가운데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 ‘수입 점유비’는 30%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업종별 수입점유비를 보면 의약품(43.5%)이 10.2%포인트 올랐고 석유정제(36.7%)와 기타제품(42.6%)도 각각 7.2%포인트, 5.9%포인트 올랐다. 의료정밀과학(48.4%)은 2.8%포인트 내렸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