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 지역 유전에서 이뤄지고 있는 원유 채굴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에너지 담당 차관인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이 14일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에너지 수급은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차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에너지·자원 수급관리 티에프(TF)’ 제1차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원유는 매월 8천만 배럴을 차질없이 도입 중이며, 올해 비축유 목표량(25.5만 배럴)도 구매를 완료해 총 1억 배럴 규모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8월 기준 비축물량은 205일 치(정부 106일, 민간 99일) 수준이다. 박 차관은 “발전용 석탄은 올해 말까지 필요한 물량을 100% 이상 확보하고 있으며, 천연가스도 가스공사의 장기도입 계약을 바탕으로 현재까지는 수급에 큰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 차관은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돼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에너지 관련 기업들과 함께 에너지 수급 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석유·가스·석탄 등 에너지·자원 수급 상황과 대응방안을 점검해 수급 안정을 꾀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다. 에너지 공기업 9개, 민간기업,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가격·수급 현황과 전망, 대응 계획을 논의했으며 매주 회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산업부는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서 에너지 수요가 늘고 있으나 공급 능력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다”며 글로벌 에너지 전문기관 자료를 인용해 “전력·난방 에너지 수요가 높은 내년 2월까지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국제 석유 가격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석유 수요 증가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급 제한 등으로 지난 11일 7년 만에 최고치인 80.5달러로 치솟았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 9일(40.6달러)에 견줘 두배에 이른다.
가스 가격은 1년 새 10배 수준으로 올랐다. 가스발전 수요 증가, 러시아의 대유럽 공급제약 등으로 동북아 현물가격(JKM)이 6일 역대 최고치인 56.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6일에는 5.2달러 수준이었다. 국제 석탄 가격(호주산 현물)은 지난해 10월 9일 1톤당 58.0달러에서 올해 10월 6일 247.5달러로 급등하며 최근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스 가격 급등에 따른 석탄발전 가동, 탈 탄소 기조에 따른 투자·생산 위축 등이 맞물린 결과였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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