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들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꺾이고 있다. 국제 원자재가 상승에 코로나19 재확산 흐름이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제조업체 2295개사를 대상으로 4분기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분기(103)보다 12포인트 하락한 91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대한상의 조사의 경기전망지수는 지난해 3분기(55) 이후 줄곧 상승세를 타다가 이번에 하락세로 돌아서 기준점(100) 밑으로 떨어졌다.
대한상의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내수 회복에 제동이 걸렸다”며 “물류 차질 등으로 원자재 공급이 원활치 못해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도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했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 경기전망지수는 94로, 3분기(112)보다 18포인트 하락했고, 내수 부분은 90으로 11포인트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코로나 확산과 유가 상승에 맞닥뜨린 정유·석유화학(82), 조선·부품(87), 자동차·부품(90) 등이 낮았다. 코로나 특수를 누리는 의료정밀(110)과 중국시장에 연동돼 움직이는 화장품(103)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광주형 일자리’ 첫 제품 출시의 영향을 받은 광주(109)가 높았고, 전남(102), 세종(100)도 기준점 이상이었다. 강원(79), 부산(80), 대구(84) 등 14곳은 기준치를 밑돌았다.
국제통화기금(IMF)를 비롯한 국제 기구, 한국 정부, 한국은행에서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4%대’로 잡고 있는 데 대해 응답 기업의 83.8%가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3.5% 미만’일 것이란 응답이 42.7%, ‘3.5~4.0%’ 41.1%, ‘4.0~4.5% 미만’ 14.9%, ‘4.5% 이상’ 1.3%였다. ‘올해 기업경영에 영향을 끼칠 대내외 리스크’로는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내수 침체’(68.6%), ‘환율·원자재가 변동성’(67%), ‘금리 인상 기조’(26.9%), ‘자금조달 여건 악화’(14.2%), ‘보호무역주의 심화’(11.0%) 순으로 꼽혔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코로나 재확산 영향으로 경기 회복세가 한 분기만에 발목을 잡힌 상황”이라며 “내수 부문에 대한 선제적 지원과 함께 기업 투자 촉진, 원자재 수급 및 수출 애로 해소에 역량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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