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의 일괄설치 기술에 따라 설치된 해상풍력 발전기. 한국전력 제공
국내 첫 해상풍력발전소는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앞바다에 설치된 ‘월정 1’ 발전소이다. 2012년 2월 준공됐다. 육상풍력발전소 첫 사례(2002년 11월, 제주 ‘행원’)에 견줘 꼭 10년 늦었다. 그나마 실증 테스트용이었고, 상업 가동 기준으로는 제주 ‘탐라’(제주시 한경면 두모리 앞바다) 발전소가 처음이다. 2017년 11월 지어졌다.
한국풍력산업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는 총 9곳 142.1㎿(51기) 해상풍력발전 설비가 운영되고 있다. 국내 전체 풍력발전 설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7% 수준이다. 육상풍력에 견줘 역사가 짧고 비중도 훨씬 작다. 발전 에너지원 가운데 설비 비중으로 따졌을 때 재생에너지가 아직은 비주류이고,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태양광에 견줘 풍력이, 풍력 중에서도 해상풍력 쪽이 비주류 처지다.
세계적인 판도 또한 다르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이 공동으로 펴낸 ‘2020 신·재생에너지 백서’를 보면, 2019년 말 기준 전세계 해상풍력발전 설비는 28GW(기가와트)로 육상풍력(594GW)에 견줘 20분의 1 수준이다.
성장세는 해상풍력 쪽이 빠르다. 육상풍력발전 설비가 2010년 177GW에서 2019년 594GW로 연평균 14.4% 증가하는 동안, 해상풍력은 3GW에서 28GW로 연평균 28.1% 늘었다. 갑절가량 빠른 증가세다.
해상풍력은 이용률에서 육상풍력 쪽을 앞선다. 에너지공단 백서에 따르면 전세계 평균 기준 육상풍력발전의 이용률은 20%대 중반, 해상풍력 이용률은 30%대 중반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돼 있다.
설치비용이 높다는 점은 해상풍력의 상대적 약점이다. 2019년 기준 전세계 해상풍력 설치비용(가중평균)은 ㎾당 3800달러로, 육상풍력 설치비(1473달러)의 2.6배에 이른다. 양쪽 다 설치비용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10년(해상 4650달러, 육상 1949달러)에 견줘 해상은 18%, 육상은 24% 낮아졌다. 설치비 하락은 기술의 진보, 개발사의 경험 축적, 제조 표준화 증대, 지역 내 제조 및 서비스 허브 구축, 규모의 경제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풍력산업의 미래에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