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 대한상의 제공
통계청 자료 중 ‘기업생멸행정통계’는 신생, 소멸, 성장 등 기업 활동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가장 최근치가 지난해 12월에 나온 2019년 기준 자료다. 여기서 활동 기업 수는 652만7천개(법인 기업 69만5천개, 개인 기업 583만2천개), 그해 새로 생겨난 신생기업은 99만7천개(법인 7만6천개, 개인 92만)로 ‘신생률’은 15.3%였다. 2018년 기준 소멸 기업은 69만2천개로 전체의 11.1%(‘소멸률’)였다.
대한상공회의소 산하 연구 조직인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2일 ‘한국 산업 역동성 진단과 미래 성장 기반 구축’ 보고서에서 이런 신생률과 소멸률 추세를 들어 “국내 산업의 역동성이 떨어져 전반적인 잠재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전체 산업의 신생률은 2007년 17.9%에서 2019년 15%대로, 소멸률은 2007년 13.0%에서 2018년 11%대로 떨어졌고, 이는 역동성 하락을 반영한다고 에스지아이는 풀이했다.
창업 후 기업들의 성장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활동하는 기업 중 3년간 매출액 증가율 20%를 넘어선 ‘고성장 기업’ 비율이 2009년 13.1%에서 2019년 8.6%로 낮아졌다. 창업 후 ‘중소→중견→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도 약해졌다고 에스지아이는 평가했다. 고성장 기업 중 사업자 등록 5년 이하 기업을 뜻하는 ‘가젤 기업’(가젤처럼 점프력이 좋다는 뜻) 비중이 2009년 2.6%에서 2019년 1.8%로 줄어든 것이 단적인 예로 꼽혔다.
에스지아이는 산업별 추가 분석에서 최근 10년간 제조업에서 신생률 하락세가 뚜렷했다고 밝혔다. 제조업에서는 특히 고위기술 부문(전자·컴퓨터·통신, 전기장비, 의료·정밀기기 등)의 신생률이 2011년 11.9%에서 2019년 7.7% 떨어져 역동성 저하 현상이 뚜렷했다는 설명이다. 서비스업에서도 고부가 업종(정보통신, 금융보험, 전문과학기술 등)의 신생률이 2011년 20.7%에서 2019년 17.1%로 낮아졌다.
에스지아이는 “최근 서비스업의 창업은 진입 장벽이 낮은 도소매, 음식숙박, 부동산업 등 영세 업종에서 주도하고 있다”며 “기업 규모 면에서도 2011~2019년 동안 종사자 수 10인 미만 기업의 신생률(2011년 16.2%, 2019년 16.3%)은 유지되고 있으나 10인 이상 기업의 신생률은 2011년 6.6%에서 2019년 5.3%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에스지아이는 국내 산업의 역동성 저하에 따라 “성장 잠재력과 일자리 창출 능력이 떨어지고, 사회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며 역동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창업 활성화, 사업 재편 및 구조조정, 혁신 역량 강화”를 들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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