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5년 만에 감소세라지만…“졸업 뒤 직장 못 구한 청년 154만8천명”

등록 2021-07-20 12:38수정 2021-07-21 02:15

단순노무직과 관리·사무직 동시 증가
전문가 “청년층 내 일자리 양극화 나타나”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학업을 마친 뒤 취업하지 못한 청년층(15~29살)이 올해 154만8천명으로 2016년 이후 처음 감소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청년층 내 일자리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어 보다 세분화된 청년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1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청년 취업자가 390만8천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8천명 증가했다.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도 49%로 2%포인트 상승했고, 고용률 역시 44.4%로 2.2%포인트 늘었다.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도 25만명 줄어드는 등 코로나19 시기에 정부의 취업지원 정책의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다. 물론 이런 성과는 지난해 코로나19 탓에 청년 고용이 ‘역대 최악’을 기록했던 만큼 기저효과를 배제할 수 없다.

지난 5월 기준, 학교를 졸업·중퇴한 뒤 직장을 얻지 못한 청년층 미취업자는 지난해보다 11만3천명 감소한 154만8천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154만1천명) 수준에 근접했다. 청년층 미취업자 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이 극심했던 지난해에 사상 최대치(166만명)를 찍은 뒤 올해 5년 만에 처음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졸업 뒤 첫 직장의 평균 근속 기간도 1년 6.2개월로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적인 지표는 양호하지만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구직기간이 길어지고 첫 일자리의 질은 점점 나빠지는 등 청년 일자리의 고질적 문제는 여전했다. 졸업·중퇴한 청년층의 직업별 취업분포를 보면, 배달업 등 단순노무직이 5만명 증가해 청년 취업자 증가를 견인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도소매업은 줄고 배달업 등 단순노무직은 늘어나는 등 직업 구성 자체의 변화가 나타나던 와중에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측면이 크다”며 “지난 5월 청년층 단순노무직은 6만2천명 늘었는데 그중 4만2천명이 상용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단순노무직이 구조적인 요인으로 늘었지만 일자리의 질은 보다 나아지고 있다는 취지다. 다만 최근 4대 보험 가입률이 늘면서 상용직 수치가 올라가고 있어서, 실제 단순노무직의 일자리 질이 좋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문제는 청년 일자리의 양극화다. 한시적 일자리로 꼽히는 단순노무직이 늘어난 가운데,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관리·전문직과 사무직도 1년 전보다 1만2천명 늘어 동반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역시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광·제조업에서 4만1천명, 전기·운수·통신·금융업에서 4만9천명이 늘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시기에 정부가 청년 일자리에서 상당히 선방한 것은 사실이고 일부 개선 효과도 나타나지만, 청년층 내에서도 숙련도별·성별에 따라 양극화가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첫 일자리의 임금 수준은 200만원 미만의 ‘저임금’ 비중이 73.3%로 1년 전보다 3.2%포인트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150∼200만원의 최저임금 수준 일자리가 전체의 3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성별로 나눠 보면, 200만원 이상의 임금을 받는 비율은 남성의 경우 31.7%, 여성은 22%로 격차가 컸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고숙련 청년은 이후 이직할 개연성도 낮고 일자리 질도 좋지만, 단순노무직 저숙련 청년은 저임금인데다 영세사업장에서 일할 가능성이 커서 지속가능성은 여전히 물음표”라며 “저숙련 청년과 여성 등의 일자리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유급훈련 등 정부의 적극적인 노동시장 개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녹록지 않은 청년 일자리 사정은 구직기간에서도 나타난다. 졸업·중퇴 뒤 첫 구직에 필요한 기간은 평균 10.1개월로 지난해보다 0.1개월 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 취업까지 소요기간이 ‘3년 이상’인 장기실업자가 32만3천명으로 1년 전보다 1만4천명 늘었다.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청년들의 ‘공백기’가 점점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전세계적으로 청년의 첫 취업을 위한 구직기간이 늘고 첫 일자리의 질은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질 낮은 첫 일자리의 영향은 굉장히 장기적”이라며 “한국은 노동시장이 경직적이라 그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지금은 질 좋은 일자리에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취업 지원 정책을 펴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