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 업체 (주)힐세리온과 이스라엘 인공지능(AI) 시스템 기업 ‘온사이트 메디칼’이 인공지능 가이드 기반 초음파 자가 진단기의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고 산업통상자원부가 5일 전했다. 미래 ‘원격진료’ 시장을 겨냥해 현장 진단을 위한 의료 기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며, 두 나라 정부가 공동 재단을 통해 여기에 연구개발비를 지원한다.
산업부는 이날 이스라엘 경제산업부와 ‘한-이스라엘 산업연구개발재단’ 이사회를 열어 인공지능 진단기 개발을 포함해 2건의 공동 연구개발 과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힐세리온, 온사이트 메디칼에 각각 최대 36만달러(한화 4억원), 54만달러의 연구개발비를 재단 기금에서 지원하게 된다.
한-이스라엘 산업연구개발단은 1999년 두 나라 간 산업기술협력 협정 체결에 따라 공동 연구개발기금을 관리하고 기술협력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2001년 설립됐다. 이사회를 통해 기금으로 지원할 공동 연구개발 과제를 심의·승인하고 기술협력 촉진을 위한 주요 사안을 논의해 결정한다.
힐세리온은 지난 2014년 세계 처음으로 휴대용 무선초음파 진단기기를 상용화한 의료 기기 전문 기업이다. 임상뇌과학을 전공한 전문의료인 류정원 대표가 2012년 설립했다. 힐세리온의 휴대용 무선 초음파 진단기(‘SONON’)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았다. 스마트 기기와 연동돼 교통사고 현장, 의료시설을 갖추지 못한 산간 오지, 비행기 안 등에서 의료진이 초음파 영상을 보고 환자를 진료하는 데 활용된다.
인공지능 기반 진단기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의료진은 물론 일반인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산업부는 전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반인들로선 초음파 진단기를 신체 어느 위치에 갖다 대야할지, 어떤 식으로 터치(접촉)해야할지 잘 모를 뿐 아니라 영상이 뜨더라도 그 의미를 잘 알 수 없다”며 “인공 지능 기반에선 위치와 방향을 알려주는 가이드(안내) 기능으로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격진료’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지점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힐세리온과 온사이트 메디칼은 3년가량의 연구 개발 과정을 거쳐 2~3년 뒤 상용화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이날 재단 이사회의 연구개발 승인을 받은 다른 한 건은 (주)진메디신과 이스라엘 기업 나노고스트의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사업이다. 두 회사는 항암바이러스에 캡슐화 방법을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유전자-세포 융합치료제 개발을 추진한다. 개발 기간은 3년으로 잡혀 있다.
재단 이사회는 이날 전략적 산업 대응을 위한 하향식 기술협력 프로그램 신설을 비롯한 4대 전략을 확정했다. 앞서 지난 5월 이사회에선 한 해 기금 출자액을 각국 200만달러에서 400만달러로, 공동 연구개발 과제의 정부 지원 비율 상한을 50%에서 70%로 높이기로 한 바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