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한겨레> 자료 사진
각국의 ‘기업가 정신’을 점수로 매겨 국제 비교하는 조사의 대표 격으로 ‘글로벌 기업가 정신 모니터’(GEM)가 꼽힌다. 영국의 런던경영대학과 미국의 뱁슨대학교가 협력해 진행하는 연례조사다. 1999년 시작돼 국가 간 기업가 정신 비교 분석에 널리 쓰이고 있다. 설문조사에만 바탕을 두어 한계를 띤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일 내놓은 ‘기업가 정신 지수 글로벌 비교’는 지이엠 자료에 국제 기구들에서 따온 여러 정량 지표 등을 덧붙여 반영해 기업 활력(인구 10만명당 사업체 수, 대기업 수 비중), 제도환경(경제제도 수준, 법의 지배지수), 기업인식(기업가 직업 선호, 기업가 사회평판) 등 3개 부문 6개 항목으로 나눠 평가해 종합한 내용이다.
전경련은 2019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100으로 표준화해 산출한 한국의 지수는 90.7로 나타났다고 이날 밝혔다. 오이시디 37개국 중 27위 수준이다. 스위스가 137.4로 가장 높았고 이어 뉴질랜드(133.8), 룩셈부르크(127.4), 미국(119.9), 노르웨이(116.1) 순이었다. 주요 5개국(G5)의 점수와 순위를 보면, 미국 119.9(4위), 독일 110.7(10위), 영국 105.3(16위), 프랑스 93.3(24위), 일본 92.6(26위)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지수를 부문별로 보면 기업 활력 27위, 제도환경 23위, 기업인식 지수는 21위였다. 기업 활력 부문에서 인구 10만명당 사업체 수는 8위로 상위권이었지만, 대기업 수 비중은 33위였다. 전경련은 대기업 수 비중을 기존 기업의 성장 욕구를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제도환경에선 기업규제, 정부정책의 안정성 등을 나타내는 경제제도 수준은 27위, 재산권 보호, 사법부의 공정성 등을 나타내는 법의지배지수는 21위로 나타났다. 기업인식 부문에서 기업가 직업 선호는 23위, 사회평판은 19위를 기록했다.
전경련의 기업가 정신 지수 조사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작년 조사에서 한국은 35개국 중 24위였다. 당시엔 올해와 달리 경제활동참가율, 기업 체감경기 지표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전경련은 전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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